“아이들은 항상 어른들이 바라지 않는 것을 한다. 아이들은 스스로 개척해서 가고 굉장히 호기심이 많아 늘 새로운 세상을 발견한다.”

세계적인 놀이터 디자이너 귄터 벨찌히(Gunter Beltzig) 초청강연이 지난 27일 시흥시청 늠내홀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귄터 벨찌히는 “놀이터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해 보았을 때 가장 위험한 것은 바로 부모들”이라며 “부모들이 옆에서 끊임없이 요구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스스로 하는 것에 대해 불안감을 갖게 된다”고 지적했다.

▲ <사진 지재호 기자>

그는 놀이터나 아이들에 대해 말을 하면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가 전문가라고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한 대표적인 이유에는 그들 자신도 어린이 시절을 보냈다는 생각이 지배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귄터는 “우리는 정말 아이들을 잘 알고 있을까? 어릴 적 기억을 모두 기억을 하고 있을까? 아마도 어른이 되면서 우리가 가졌던 경험을 통해서 해석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어렸을 때는 모든 게 더 좋았고, 지금보다 아름다웠으며 아이들의 세상은 훨씬 더 낭만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있다”고 충고했다.

귄터는 강연을 할 때 항상 강조하는 말이 있다. 아이들은 힘들게 가는 것을 좋아하고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들어주겠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들은 스스로 가능하게 하는 것을 좋아하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아이들은 언제 어디서나 무엇을 가지고도 놀 수 있다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터가 필요 없다고 말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귄터는 “놀이터는 어쩌면 어린이가 아닌 어른들에게 필요한 것인지 모른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아무대서나 노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며 역설적으로 풀었다.

▲ <사진 지재호 기자>

놀이터 안전기준의 기준

어린이는 가끔 또는 자주 위험해 보이는 일을 한다. 그래서 엄마들은 항상 걱정하게 되고, 아이들이 위험하게 놀면서 사고가 날까봐 걱정하게 된다. 그렇다면 독일의 놀이터 안전기준은 어떤가.

이에 대해 귄터는 명확하게 답한다. “어떤 놀이기구가 어떤 안전기준을 충족시켜야 되는지 놀이터에서 생길 수 있는 위험이 어떤 것이 있는지 규정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위험하게 놀 가능성을 열어주면서, 아이들이 그 위험을 인식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이것은 놀이기구가 너무 안전하게만 만들어진다면 아이들은 지루하고 심심해하기 때문에 놀이기구에서 놀지 않게 되거나, 정상적인 방법으로 놀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안전하게 만들고,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을지, 놀이터에서 생길 수 있는 위험은 어떤 것이 있는지를 고민해서 반영하게 된다고 한다.

한편 귄터 벨찌히와 강연을 맡은 편해문 순천 기적의 놀이터 총괄 기획자는 놀이터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가’와 ‘부모들은 놀이터에서 어떤 어려움을 느끼는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다고 한다.

그는 기적의 놀이터를 기획하면서 처음에는 놀이시설이 없는 놀이터를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런 놀이기구가 없는 놀이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게 됐다.

편해문 기획자는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더 놀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아이들이 금방 집으로 가야 하는 이유에 대해 고민을 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부모님이 자꾸 ‘가자가자’하는 것이다”며 “집에서 쉬고 싶은 것이다. 아이들을 위한 놀이 공간에 부모가 쉴 수 있는 공간이 없기 때문에 자꾸 끌고 가려 한다”고 판단했다.

편 기획자는 부모들의 커뮤니티 공간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귄터와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 놀이터에서 부모가 지켜보는 관점에 있기보다 아이와 함께 노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이번 초청 강연회는 시흥시가 어린이들의 놀이문화 확산과 ‘1호 공공형 어린이 실내놀이터’ 조성을 위한 일환으로 개최했다.

 

Q&A

다음은 질의응답을 정리해 본다.

질문1. 알록달록한 디자인의 시설보다 단순한 색상을 이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귄터 : 아이들 놀이터가 알록달록한 곳이 굉장히 많다. 이것은 눈에 띄게 하기 위함인데 아이들은 관심이 빠르게 나타난다. 하지만 그곳이 좋아서 간다고 생각은 하지 않는다. 자연의 색깔 속에서 편안하게 논다고 생각한다.

질문2. 놀이터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어떤 과정이 필요한가.

귄터 : 전 세계적으로 놀이터 디자이너가 될 수 있는 학업과정을 제공하는 곳은 없다. 놀이터 디자이너가 되길 원하는 사람은 우선 관찰하고 또 관찰하라, 그리고 실수를 통해 배우는 것이다. 나도 40년 동안 이러한 과정을 거쳤다. 아이들이 있는 곳에 가서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보길 바란다.

질문3. 적당한 위험. 이것에 대해 독일 학부모들의 저항은 없는가.

귄터 : 놀이터는 위험해야 한다. 위험함을 같이 인식하고 다룰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위험해야 한다. 이에 대해 독일 학부모들도 걱정은 한다. 하지만 안전기준을 충족시키고 만든 놀이터이기 때문에 안심하게 놀게 한다. 부모들이 느끼는 위험에 대한 감수성은 개별적이고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그 차이에 놀이터가 모두 반응할 수는 없기에 안전기준이 마련된 이유이기도 하다.

질문4. 디자인을 할 때 장애와 비장애를 위한 배려를 얼마나 포함하는가.

편해문 :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와 함께 아이들의 놀 권리에 대해 수년 전부터 논의를 하고 있는데.사실은 그 대상이 건강한 아이들에 있다.

몸과 마음과 이런 불편한 아이들에게 놀 권리를 언제 누가 얘기를 할 것인가에 대해 이제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와 함께 시작을 하려한다.

놀이 기회의 형평성 문제에 대한 것과 놀 권리를 어떻게 챙겨가야 할지도 논의해 나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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