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지난 5월 도봉구 창동 초안산 입구에 서울시 처음으로 ‘모험놀이터’를 조성했다. 유럽과 일본에서는 어드벤쳐파크(Adventure Park)와 플레이파크(Play Park)로 불리며 널리 보급된 자연친화적인 놀이터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이곳은 기존 놀이터와는 달리 플라스틱이나 철재, FRP 등 인공적인 시설물로 이루어지기 보다는 최소한의 시설물을 활용해 때로는 무질서한 것처럼 보이지만 아이들이 자신의 책임 아래 놀이터를 자유롭게 변화시키며 스스로 놀이를 만들 수 있는 놀이터로 주목 받고 있다.

이에 현재 운영관리를 총괄하고 있는 허현수 도봉구 공원녹지과장을 만나 모험놀이터 ‘뚝딱뚝딱 놀이터’에 대해 전반적인 내용을 들어 보았다.

▲ 허현수 도봉구 공원녹지과 과장

아이들만의 놀이세상

허현수 과장은 놀이터에 대한 생각에 대해 간단명료하게 정리하고 있다.

“놀이터에 대한 생각은 딱 한 마디면 충분할 것 같다. 놀이터를 다시 찾는 놀이터로 만드는 것이다. 놀이터에 아이들이 찾아오게 만드는 것이며, 유아숲이든 놀이터이든 아이들이 좋아서 다시 찾게 만드는 것이 내 소망이다.”

허 과장에게 놀이터는 중요한 사업의 하나이다. 어른들 생각으로 조성되는 놀이터 개념을 벗어나 아이들이 놀기 위해 스스로 만들어가는 공간을 제공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자연친화적인 놀이터는 이제 시대의 흐름이다. 때문에 시설업체들도 놀이시설이 아이들에게 맞고, 환경에 맞게 설계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놀면서 블록처럼 변형할 수 있고 언제나 궁금증을 가질 수 있도록 시설 하나에도 무한한 상상이 더해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그의 말은 모험놀이터인 뚝딱뚝딱 놀이터라는 공간은 어른이 제공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이용하는 주체는 아이들인 만큼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어떤 것을 필요로 하는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조성된 공간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놀이를 만들거나 시설의 필요성을 제기했을 때 블록처럼 현 시설에서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모듈화된 시스템을 적용해 나갈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시선을 낮추다

1호 모험놀이터로 지정된 창동 모험놀이터 ‘뚝딱뚝딱 놀이터’는 앞으로 놀이터의 방향성이 제시될 수 있는 중요한 첫 걸음인 만큼 그에 따른 운영·관리에 신중함을 더 하고 있다.

“현재 뚝딱뚝딱 놀이터에서 운영·관리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놀이지도사가 함께 하는 기본놀이반과 친구나 부모님, 선생님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자율놀이반으로 구분하고 있다”며 “전반적인 운영은 모험놀이터 설계와 조성, 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주민협의체로 구성된 수호천사단과 운영위원회를 월 1회 이상 개최해 프로그램 모니터링을 통해 개선방안 등을 협의해 나가고 있는데 주민협의체가 매우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고 허 과장은 말한다.

놀이터는 아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대상인 만큼 어른들의 참견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아이들의 모험심과 자립심, 사회성 등을 키우기 위해 부모나 선생님이 어린이들의 생각과 행동을 어른 눈높이에서 통제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에 의견을 같이 한다.

“아이들 스스로 놀이를 만들고 규칙을 정해 프로그램을 이끌어 가는 모습을 지켜보되 부모 처지에서 위험하다고 말리거나 어떻게 놀라고 놀이방법을 강제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아이들이 자연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며 놀이를 통해 창의성과 면역력, 사회적응력 등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부모는 이를 지원하거나 보조하는 구실만 해야 한다”고 허 과장은 당부했다.

▲ 아이들이 서울시 1호 모험놀이터인 뚝딱뚝딱 놀이터에 설치된 보드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사진제공 도봉구>

함께하는 공간 조성 계획

최근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통합놀이터에 대해서 허 과장은 남다른 생각을 공유하며 지속적인 고민을 하고 있다. 사실 모험놀이터인 ‘뚝딱뚝딱 놀이터’도 건강한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라는 지적에 대해 간과했던 부분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뚝딱뚝딱 놀이터는 모든 어린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통합놀이터와 달리 초등학교 저학년의 심신이 건강한 아이들이 이용하기에 적합하도록 조성되었다”며 “현재 모험놀이터를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 진행 중임에 따라 건강한 아이들뿐만 아니라 모든 어린이들, 그리고 나아가 모든 주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고 허 과장은 밝혔다.

도봉구는 서울시 모험놀이터 1호인 ‘뚝딱뚝딱 놀이터’는 어린이와 학부모에게 두루 호응이 높아 올해 조성하고 내년에 개장하는 제2호 뚝딱뚝딱 놀이터는 더 활성화되고 발전된 모습으로 조성하고 운영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내년에 도봉구는 ‘아이들이 직접 만드는 놀이터’를 계획하고 있으며 어린이 3~6명, 성인 1명이 그룹으로 참여해 ‘놀이대 만들기팀’을 5개 모둠으로 나눠 ‘내가 만든 놀이대 경진대회’를 추진하고 있다.

지속적인 개선 방안 모색

현재 서울시 1호 모험놀이터 ‘뚝딱뚝딱 놀이터’에는 현수놀이대와 트리하우스, 오름대 3개의 놀이시설과 계류와 꿈터가 운영되고 있다. 현수놀이대는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시설로 6개의 기둥 사이를 와이어로 연결해 한 쪽에서는 짚라인으로 이용되고 있고, 다른 한 쪽에서는 V,U자형 로프 건너기, 그네 등으로 이용되고 있는데 사전에 협의가 진행될 경우 또 다른 놀이 형태로 놀 수 있도록 변형해 나가고 있다.

“궁금증을 유발시키기 위한 방책으로 로프를 원하는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바꿔나가고 있다. 아이들은 수시로 바뀌는 것에 대한 호기심이 높기 때문에 원하는 형태가 모두 다를 수 있다”며 “아이들이 즐겁게 놀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내 꿈이기도 하다”는 허 과장은 아이들이 무엇을 하고 어떻게 놀고 싶어 하는 지에 대해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개선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모험놀이터는 지자체에서 요청할 경우 특별교부금을 활용해 조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각 구청이 해당 관내 공원을 관리하는 주체이기 때문에 서울시에서는 기존 창의놀이터 등을 모험놀이터로 전환하기를 희망할 경우 이에 대해 지원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윤석환 서울시 푸른도시국 공원녹지정책과 주무관에 따르면 현재 모험놀이터가 생소한 상황이지만 일부 지자체에서 관심을 갖는 곳도 있어 확대 단계에 있는 만큼 인식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대로라면 서울시 1호 창동 모험놀이터 ‘뚝딱뚝딱 놀이터’는 향후 서울시의 대표적인 놀이터 문화의 선도적인 활약이 기대되는 만큼 운영·관리 측면에 있어서 기존 놀이터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해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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