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부식(회장·조경기술사)

올봄부터 가뭄에 시달린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폭우와 홍수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이웃나라인 중국과 일본도 자연재해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는 형편이다.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자본주의 대 기후’의 작가인 진보적 환경운동가인 나오미 클라인은 기후변화에 대한 사람들의 인지기능은 ‘기억하기와 망각하기’를 반복하면서 인간들의 기후변화에 대한 불감증을 지적하고 있다.

작년 2016 브라질 리우 올림픽 개막식 때 보여준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고 영상은 기후재앙 불감증을 깨워주고자 한 것이다. “기온이 섭씨 4도가 상승하면 해수면이 1m~2m까지 상승할 것이다. 몰디브와 투발루 같은 섬나라들이 물에 잠기고 에콰도르, 브라질, 그리고 미국 북동부와 캘리포니아,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해안지역 상당부분이 침수될 것이다. 보스톤, 뉴욕, 로스엔젤레스, 밴쿠버, 런던, 뭄바이, 홍콩, 상하이 등의 대도시들 역시 침수 위기에 놓이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당장의 피해가 없는 선진국들은 자본주의를 편하게 즐기고 있고 개발도상국은 기후재난의 피해와 고통을 수반하고 있다.

나오미 클라인은 기후문제가 해결하기 어려운 것은 자본주의가 만들어놓은 탐욕 때문이라며 이 땅의 소수 엘리트의 기득권층의 탐욕을 경고한다. 기후변화의 책임이 성장만능주의에 집중한 나머지 생긴 결과인데 성장에 취해서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을 모르고 도덕적 양심을 저버리는 자본주의 사회가 기후재난의 주범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기후변화가 우리의 도덕성을 실험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노예제도가 19세기 유럽인과 미국인의 도덕성을 시험했던 것처럼, 기후변화가 우리 시대 양심의 문제이자 사회적·국제적·지구적 문제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지구온난화는 강수량을 증가시켜서 홍수도 만들지만 건조지역의 사막화도 가속화시킨다. 강수량의 분포가 지표면의 성질과 상태, 대기의 순환에 따라 불규칙하게 나타나게 돼서 해양에서의 강수량이 증가하는 반면 대륙의 안쪽은 강수량이 감소해서 사막화가 증가되기 때문이다. 이런 기후의 양극화현상의 원인은 인간의 욕심에 따른 결과다. 인간의 과잉경작, 과잉방목, 과잉 벌채와 화석연료의 과잉사용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양을 증가시켰고 지구온난화의 가장 큰 원인이 됐다.

2015년 10월과 2017년 2월에 기록적인 홍수가 덮쳤던 미국 캘리포니아는 지금 131년 만에 최고 기온을 갱신하며 폭염과 건조한 날씨와 강풍으로 30여 곳이 산불의 화마에 시달리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 중 하나인 네바다 주 데스밸리가 52.8도를 기록했고 애리조나 주 피닉스도 48.3도를 기록했다. 파리기후협정이 미국에 불이익을 준다며 기후협정을 탈퇴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미국에서도 비난을 받는 이유는 기후문제에 대한 미국의 책임을 외면한다는 것 때문이다. 나오미 클라인이 지적하는 자본주의의 혜택을 받고 가진 자가 감당해야하는 도덕성을 회피하고 있다는 표현이 여기에 해당된다.

자연정화 범위를 벗어난 인간의 욕심이 빚어낸 기후재난은 재앙으로 불릴 만큼 규모가 커지고 있다. 천재라기보다는 인재에 가까운 요소가 더 많다는 것이 맞는 말 같다. 이번 청주지역의 300mm 폭우의 침수피해 원인도 기상청의 30~80m 강수 예보에 따른 안일한 대처와 죽천교 수문의 늑장개방이라는 주민들의 주장이 맞다면 인재가 된다. 일각에서는 아파트 난개발과 부실한 하수관리가 원인이라고 하고 있다.

어쨌든 여름은 가기 마련이다. 더위와 폭우가 가시면 살만해질까? 해마다 한파가 기승을 부리는 겨울이 기다리고 있다. 올 겨울에는 얼마나 지구촌이 추위에 시달릴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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