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에 따라 수목방제 작업은 해당 관청은 물론 지자체가 협업으로 대응하는 방안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오면서 이에 따른 후속 방안도 강구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조경학회 조경관리연구회가 주최한 ‘2017 제4회 기후변화에 따른 조경수 관리방안 세미나’가 지난 20일 SH공사 14층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이날 세미나는 이승규 국립산림과학원 과장과 이승제 서울나무병원장이 ‘주요 수목병해의 진단 및 방제’, ‘침활엽수 병해 각론’, 그리고 ‘조경수 충해관리’에 대한 주제발표와 박율진 전북대 교수의 사회로 김동필 부산대 교수와 노송호 SH공사 팀장, 이승규 과장과 이승제 원장의 종합토론으로 진행됐다.

▲ (왼쪽부터) 이승제 서울나무병원장, 이승규 국립산림과학원 과장, 박율진 전북대교수, 김동필 부산대교수, 노송호 SH공사 팀장

수목관리 협업으로 풀어야

노송호 팀장은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는 심각한 가뭄피해도 문제이지만 폭염이나 폭우, 강풍 등 피해를 주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산림청과 농진청, 지자체 등이 나서서 협업 방제가 진행돼야 효율적인 방제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 팀장의 이와 같은 주장은 우리나라가 지난 10년 동안 평균 1도 이상 기후가 높아지면서 미국선녀벌레와 꽃매미충, 갈색매미충 등 3대 충이 비교적 온화한 겨울 시즌을 알 속에서 월동을 해 효과적인 방제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는 것이다.

또한 노 팀장은 “최근 실무 매뉴얼이 작성되고 있는데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 가능성에 대해서 기상과 생물적피해까지 다루어져야 한다”며 “발생되는 패턴을 찾고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데이터를 자료로 만들어 함께 공유하면 해충 대응에 효과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부식 한국조경신문 회장은 참석자 발언을 통해 “기후변화에 따라 다양한 병해충이 유입될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막을 것인지 걱정된다”며 “조경수 조경공사를 할 때 면역력이 가장 취약한 시기가 식재할 때인데 이때 어떤 병충이 찾아들지 모를 일인 만큼 연구기관과 학계 등이 정보공유를 통해 ‘사후약방문’이 되지 않도록 준비를 했으면 좋겠다”고 노 팀장 주장에 공감을 표했다.

조경관리자 육성 절실

김동필 교수는 기후변화로 인해 3대 충이 전국 곳곳에서 많이 등장하고 있는 부분에 우려를 표하며 기후변화가 나무에 굉장한 영향을 미치고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강수량이 예년에 비해 50% 밖에 안 된다는 것은 수목에 많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더 색다른 병들이 생겨날 것이라 예상 된다”며 몇 가지 사안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해 나갔다.

김 교수는 먼저 학교 교육의 문제를 선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로 지목했다. 김 교수는 “조경관리와 관련해서 우리나라는 전공자가 없다”며 학교에서 우리나라 조경관리나 병해충 관리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는 뜻을 밝혔다.

“관리라는 차원을 벗어나 조경관리 커리큘럼을 보면 설계에 치중돼 있다. 시공설계에 치중하는 학생이 70%에 이른다”며 “설계전문가들을 만나 얘기를 하다보면 수목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서도 조경설계를 하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수목학과와 관련된 강의를 확대해야 한고 주장했다.

또한 조경업계를 향한 쓴 소리도 잊지 않았다. “나무는 업자들이 다 죽인다. 나무는 사람이 죽인다. 70%가 생육 환경에 의해서 죽는다”며 식재기반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식재가 이루어지는 부분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도시의 나무들은 굉장히 위험한 상황에 있다”며 “나무가 크면 전선에 걸리고 그것을 전정하게 된다. 또한 나무가 밑으로 내려오면 사람들 이동에 지장을 주게 돼 걸리적거려 잘라버리게 된다”고 개탄했다.

미국의 경우 식재를 할 때 충분한 검토가 진행돼 여러 나무를 심기보다 한 그루를 심더라도 제대로 된 환경을 구성한 후 식재가 이루어지고 있는 사례를 예로 들었다.

때문에 국내는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 가급적 도시의 나무들은 키가 작은 나무를 중심으로 심는 것에 대해 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조경수 관리의 중요성도 언급하며 유지관리 등을 제도화 하는 방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업계가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정용조 상명대 교수도 질문자 발언을 통해 “학교 교육을 하다 보니 김동필 교수의 말대로 설계 교육에 치우친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시공의 시대에서 관리의 시대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관리학은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과목이다. 하지만 관리학 공부가 더 많이 필요한 만큼 생물적, 미생물적, 시설물 관리로 나눠서 커리큘럼이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이는 시공뿐만 아니라 관리 교육이 좀 더 체계화되고 세분화되어야 하는 필요성에 대해 김동필 교수 발언에 힘을 실었다.

▲ 이승제 서울나무병원 원장

나무의사 경쟁력이 살길

한편 세미나 종합토론에 앞서 이승규 과장과 이승제 원장의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이승규 과장은 주제발표를 진행하면서 서두에 나무의사 제도에 대해 설명했다.

“농학, 임학 등 젊은 학생들에게 새로운 수목진료업 진출의 계기가 마련 됐다”며 “어느 정도 시장 형성이 되면 정부 예산 계획을 통해 나무의사들이 경쟁체제를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기 때문에 개개인의 역량과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이승규 국립산림과학원 과장

나무를 전문가가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실력 있는 젊은 의사들이 배출돼 경쟁체제로 가야 한다는 게 나무의사법이 마련된 기본 취지에 대한 설명이다.

아울러 이 과장은 주제발표에서 “수목피해 진단은 지식이 기반이 되고 수많은 경험을 쌓아야 한다”며 “수목의 생리활성만 제대로 이해하면 비교적 판단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수목생리학 책 등을 구입해 공부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경수 충해관리’에 대해 주제발표를 한 이승제 원장은 “해충들의 가해 습성에 따라 올바른 약제를 선택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농약은 물에 녹지 않는 제재이기 때문에 계면활성제와 혼합해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그대로 나무에 뿌리는데 노즐에 따라 강약 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살포 때 현탁액 정도에서 살포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대부분 무조건 독하게 혼합해서 살포하는 습성을 지적하며 “알이나 유충들은 환경이 불리해지면 휴면 상태에 들어가기 때문에 예방방제도 필요한 만큼 가해부위별, 발생횟수에 따라 살포 횟수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나무의사법이란?

지난 2016년 12월 21일에 산림보호법의 내용을 일부 개정하여 국회에서 통과돼 12월 27일 공포되었다. 오는 2018년 6월 28일부터 시행될 예정으로 약 5000개의 일자리 창출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개정된 산림보호법은 신설된 나무의사 제도와 수목진료 인력양성기관(나무의사 및 수목치료기술자) 지정 등을 포함하고 있다.

산림이 아닌 지역에 있는 도로변이나 공원, 학교, 아파트 등에 식재된 수목은 생활권 수목으로 병해충의 방제를 그동안 비전문가인 건물 관리주체나 소독업자가 시행하면서 농약의 남용으로 인한 피해가 심심치 않게 발생했다.

이에 수목의학 관련 교육기관이나 단체를 나무의사 양성기관으로 지정해 전문 인력을 양성하여 수목피해 예방, 진단,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제도화 한 것이다. 이 법이 시행되면 생활권 수목의 경우 진료는 반드시 전문자격을 갖춘 나무의사와 수목치료기술자가 담당해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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