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상을 수상한 정성훈(왼쪽)·정은주(오른쪽) 작가

서로 다른 모습까지
포근하게 안아준다.
바람도 풀도 햇빛도
너를 따스히 받아들인다.
그렇게 너를 담아내다.
그렇게 너를 나에게 담다.

미제 자작시에 ‘너를 담다’라는 제목을 부여하고, 이를 모티브 삼아 정원으로 풀어냈다. 이 작품이 바로 ‘2017서울정원박람회’ 작가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한 정은주·정성훈 작가의 ‘너를 담다’다.

정은주 작가는 “평소 시 쓰는 걸 좋아하고, 자작시를 정원으로 많이 풀어내는 편이다. ‘너를 담다’도 미제 작품에 제목을 붙여 정원으로 풀어냈다”고 말한다.

‘너를 담다’는 정원을 가로지르는 데크길을 중심으로 한쪽에는 선큰 공간을 조성해 너와 나를 담아내는 공간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슬레이트석의 날카로움에 홍띠 등의 조화로운 식재를 통해 이해와 포용의 의미를 표현했다.

반대쪽에는 글라스류, 야생화 등의 식재를 통해 부드러운 이미지와 프레임(시설물)을 설치해 너와 내가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여성적인 느낌으로 풀어냈다.

정성훈 작가는 “원래 안은 두 개의 동선을 연결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는 사람이 정원에서 만나고, 이해해가는 과정을 담아내고자 했다. 다만 현장 조건이 변하는 바람에 부득이 동산의 변화를 줬다”며 “이 정원은 남성적인 이미지와 여성적인 이미지의 조화를 통해 이해와 포용의 의미를 전달하고자 했다”고 작품을 소개한다.

수상소감을 묻는 말에 정성훈 작가는 “조경을 공부하고 일을 한 지 10년이 된 해에 이런 상을 받게 돼서 기쁘다. 아울러 정원에 집중하기 시작한 첫 해여서 의미가 더 큰 것 같다.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작품을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한다.

두 작가의 공동작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 드림파크 국화축제(최우수상)와 2016년 경기정원박람회 작가정원을 비롯해 부산 경마파크 플라워콘테스트 등 다수 작품에 함께 했다. 2015서울정원박람회에는 각각 참여해 금상(정은주)과 동상(정성훈)을 수상하기도 했다.

공동작업의 장점에 대해 정은주 작가는 “계획안 같은 굵직한 라인과 전체적인 윤곽은 정성훈 작가가 잡고, 그 안에서 풀어나가는 몫을 내가 한다. 식재도 마찬가지로 전체적인 균형감각은 정 작가가 봐주고 안에서 초화를 선정하고 배치하는 등 디테일하게 풀어가는 건 나의 몫이다”며 서로의 장점을 살리는 방식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정은주·정성훈 작가는 본격적으로 정원에 집중하기 위해 ‘제이제이가든스튜디오’를 공동으로 창업했다. 정성훈 작가는 “정원에 더 집중하기 위해 얼마 전에 사무실을 열었다. 우리의 생각과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바를 담아내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며 앞으로 계획을 밝혔다. 정은주 작가 역시 “대학에서 조경을 공부할 때부터 정원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앞으로 깊이 있는 정원을 통해 깊이 있는 작가로 거듭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 정은주·정성훈 작가의 ‘너를 담다’. 데크길을 중심으로 왼쪽은 선큰 공간을 조성해 너와 나를 담다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 선큰 공간은 슬레이트 석으로 남성적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홍띠 등의 식재를 통해 조화로움을 연출했다.
▲ 반대 공간에는 글라스류와 초화를 식재해 여성적 이미지를 부여했으며, 프래임을 통해 너와 내가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적 의미도 강조했다.
▲ 프레임 넘어로 보이는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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