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윤관 시민정원추진단장

‘제5회경기정원문화박람회’가 29일부터 10월 1일까지 안산시 화랑유원지와 단원1동 일원에서 열린다. 이번 박람회는 작가정원, 시민참여정원 등 다양한 정원 전시는 물론 노후된 빌라단지에 정원을 조성하는 ‘마을정원만들기’를 통해 시민의 삶속으로 파고들게 된다. 특히, 박람회장 이외에 안산시 전역에 게릴라가드닝 등을 통해 박람회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이렇듯 시민참여의 창구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2017경기정원문화박람회 시민정원추진단’이다. 박람회 개막에 앞서 신윤관 시민추진단장(안산환경재단 대표)을 만나 추진단의 역할과 박람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시민정원추진단을 소개하면?
시민정원추진단은 경기정원문화박람회에서 시민참여의 통로 구실을 하고 있다. 시민정원추진단은 시민참여, 마을정원, 자원봉사, 정원문화, 정원산업 등 5개 분과로 구성됐으며 각 분과위원장과 분과별 간사를 중심으로 총 300여 명의 시민들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해 활동하고 있다. 특히 시민정원사를 중심으로 박람회장 이외 안산시 전역에 게릴라가드닝, 손바닥정원만들기 등을 통해 도심 내 자투리공간을 정원으로 채워가며 정원문화 확산을 위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행사기간에는 자원봉사 등을 통해 많은 시민들이 정원을 즐기고 관람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각자 위치에서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이번 정원문화박람회가 갖는 의미는?
박람회 장소인 화랑유원지는 도심 중심에 있으며, 주변에 아파트단지가 형성되어 이용률이 가장 높은 공원 중 하나다. 안산에 있는 단일공원 중 면적이 가장 넓은 공원이기도 하다. 그런가하면 세월호 분양소가 있는 곳이며, 부근에 단원고가 있다. 때문에 이번 경기정원문화박람회를 통해 세월호의 피해당사자인 가족, 학생은 물론 지역주민, 안산시민이 치유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시민참여정원 22개 중 11개 정원을 세월호 가족이 직접 조성하고, 사후관리도 하게 된다. 다만 박람회를 세월호의 틀에 가두기보다 함께 준비하고 함께 즐기는 행사이기를 바라고 있다.

추진단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생각하는 바는?
박람회를 통해 숲의 도시를 지향하는 안산에 정원이 하나의 문화로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원 도시의 숲이 되다’라는 주제처럼 시민에게 가장 가까운 숲은 정원이다. 이번 정원문화박람회를 통해 정원이 전문가 또는 행정의 몫이 아닌 시민이 참여해 만들고 관리하는 문화로 생활 속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 행사가 마무리되면 추진단은 해체되지만 안산환경재단이 임무를 넘겨받아서 시민참여형 가드닝 등 다양한 정원문화 체험프로그램을 도입할 예정이다.

마을정원만들기를 새롭게 선보였다. 시민참여도와 반응은?
생각했던 것 보다 주민들 반응이 좋다. 마을정원만들기를 위해 몇 달 전부터 꼬마정원사, 마을정원사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주민이 참여해 정원을 계획하고, 조성하고,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프로그램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꼬마정원사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아이들이 달라졌고, 그에 따라 부모들이 함께 달라졌다는 사실이다. 가령 어떤 아이는 등교할 때 꽃에 물을 주기 위해 페트병에 물을 받아간다고 한다. 최근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박람회 이후 정원을 관리하기 위한 모임을 결성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매우 고무적인 분위기다. 이런 주민들의 자발적인 모임과 참여가 이뤄진다면 박람회 이후 재단에서도 다양한 측면에서 지원하려고 한다.

향후 유지관리 대책은?
박람회 이후에는 안산환경재단이 추진단 임무의 상당부분을 수행할 예정이다. 정원이 시민들에 의해 잘 관리되고, 활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측면에서 지원할 계획이다. 기본적으로 유지관리는 시민정원사의 참여로 진행되며, 마을정원의 경우 지역 주민이 중심이 되어 관리할 것으로 본다. 안산의 특징 중 하나가 민관협력형 중간지원조직이 탄탄하게 잘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시민참여를 위한 기본적인 인프라가 잘 되어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유지관리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는다. 잘 될 것으로 기대한다.

기존 개최지의 유지관리에 아쉬움이 많다. 대안이 있다면?
유지관리는 지자체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도 차원에서 제도적으로 견인해줘야 한다. 경기정원문화박람회가 5회째 진행하면서 유지관리는 반복되는 문제로 인식됐다. 그렇다면 지금쯤이면 유지관리 매뉴얼이 마련됐어야 하는데 그게 없다. 경기도나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 차원에서 유지관리 매뉴얼을 만들고, 유지관리 평가지표를 통해 우수한 평가를 받은 지자체에게 예산적인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아울러,유지관리가 잘되는 사례를 발굴해 표창도 실시하는 등 통합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준비과정에서 아쉬웠던 점은?
박람회가 정원문화 확산이라는 목표를 갖고 있지만 박람회에 대한 지속가능성 평가 즉 경제, 사회, 환경적인 평가를 통해 어떤 성과를 낼 것인가에 대한 세부적인 평가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프로그램적인 측면에서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정원사를 소개하는 직업체험 프로그램을 하지 못한 점이다. 정원전문가들이 많이 모이는 자리인 만큼 정원 관련 직업 체험의 장으로 활용했다면, 교육청과 협조를 통해 현장체험 대신 직업체험으로 해도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크다.

박람회 이후 안산의 정원문화 확산을 위한 방안은?
시 녹지과와 논의 중에 있지만, 안산형 정원박람회를 추진하고자 한다. 이번 박람회에서 처음 도입한 마을정원만들기 형태의 안산형 마을정원박람회로 확대해 지속적인 행사로 추진하려 한다. 관련해서 안산에 있는 쓰레기매립지에 ‘세계정원 경기가든’ 조성을 추진한다. 세계정원 경기가든이 완성되고, 국가정원 지정을 받으면 안산시는 경기도 정원문화의 거점이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안산시는 다양한 정원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가든시티로 발전을 꾀하게 되고, 그 프로그램 중 하나로 안산형 마을정원박람회 추진을 계획하고 있다.

경기정원문화박람회를 위한 조언은?
조직위원회 구성을 통해 의사결정 구조를 갖췄으면 한다. 경기도와 진흥원으로 이원화되다 보니 의사결정에 문제가 발생한다. 의사결정 지연은 지역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기게 된다. 박람회 자체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을 점검하길 바란다.

안산환경재단을 소개하면?
안산환경재단은 2008년에 설립된 안산시 출연기관이다. 기초지자체 중 환경재단을 운영하는 곳은 안산시가 유일하다. 재단은 크게 3가지 일을 한다. 중소기업에 에너지 관련 진단과 컨설팅을 해준다. 관련해서 에너지 시설개선 자금지원과 산업단지의 환경영향을 높이기 위해 지원 등도 한다. 또한 환경적 소양을 갖춘 시민의 역량을 강화하는 환경교육과 시민생활에 필요한 환경정책을 연구하는 기능도 수행한다. 다만, 이번 박람회를 통해 정원관련 프로그램이나 공원녹지 관리 부분도 정책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가령 기 조성된 공원녹지의 운영관리를 위탁받아 시민참여형으로 관리하는 정책과 기존 공원을 리모델링하거나 조성할 때 시민들이 계획단계부터 참여해 조성과 사후관리까지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을 정책적으로 고민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