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사위원장 강철기(경상대 산림환경자원학과 교수)

이번 도시숲 설계 공모대전의 주제 ‘현대인의 건강 백신, 도시숲’은 최근 미세먼지로 고통받는 우리 도시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 넣는 일이다.

대상지는 강원 삼척, 충남 당진, 경북 경산, 경남 사천, 전남 목포의 5개로 면적은 경산 1.4ha부터 사천 16.5ha까지 매우 다양한 크기다.

심사하면서 느낀 점을 3가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일반 설계공모전과 구분되는 도시숲 설계 공모전이 갖는 차별성을 찾기 어려웠다. 일부 대상지가 이미 도시공원으로 지정된 이유도 있겠으나, 공원시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도시공원으로 계획한 작품이 많았다. 도시공원과 차이가 명확하지 않지만, 도시숲은 공원시설보다는 나무나 숲 위주의 생태적 측면이 보다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심사과정에서는 특히 도시농업시설인 텃밭에 대해서 논란이 많았다.

둘째, 도시숲의 차별성을 나타낸 작품도 이번 공모대전의 주제를 소홀히 한 경우가 많았다. 대기오염을 방지하고 도시열섬현상을 완화하는 등, 도시숲의 기능은 대단히 많다. 그러나 요즘 원예치료나 산림치유가 새로운 트렌드로 부각되는 힐링의 시대를 맞아 선정한 이번 공모전의 ‘현대인의 건강 백신, 도시숲’이라는 주제를 정확하게 해석하고 이를 다시 대상지에 건강 백신의 숲으로 옮긴 작품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셋째, 많은 작품들이 참신한 이름을 전면에 내세웠다. 겉으로 드러낸 창의적인 작품명에 비해 이를 마스터 플랜에 연결하는 과정이나 도면의 표현력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대상지 크기가 다양하므로 이에 적당한 기본계획이나 기본설계, 세부설계로 정리되어야 하는데 큰 면적이나 작은 면적을 불문하고 대상지 별로 이런 단계적 구분이 나타나지 않았다.

최우수상으로 선정된 ‘도시숲 건강보험’은 앞서 언급한 관점에서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리고 건강 백신의 도시숲에 대한 진일보한 문제의식과 이를 해결키 위한 참신한 실험정신의 시도가 아주 좋았다. 도시숲 건강 진단서를 작성해 대상지(강원 삼척, 4.5ha)를 진단하고, 도시숲 보험공단에서 소견서를 작성해 도시숲 건강보험을 들게 했다. 닥터숲과 바람숲 그리고 생태숲 등의 개념, 숲 내부를 강화하고 외부 자연을 끌어 오는 방안, 사람과 나무 그리고 야생 조류가 공생하는 어울림의 숲 등, 다른 작품에서 보기 어려운 창의적인 내용이 수상의 주요 요인이다. 다만 실현 가능성이 낮은 바람숲에 대한 세밀한 내용은 계획가의 환상에 가깝다.

수상 여부를 떠나 오랫동안 준비해 정성어린 작품을 제출한 출품자 모두에게는 감사의 뜻과 아울러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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