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원순 지음/(주)민음사 펴냄/288쪽/1만 7500원

하루가 다르게 정보의 속도를 체감하는 디지털 정보화 시대 한가운데 식물들 틈에서 자신의 꿈을 찾아 떠난 중년의 가드너가 있다. 세계적인 원예교육의 산실이라 일컬어지는 롱우드가든에서 정원사로서 충실한 수업을 받은 지은이는 매일 식물원에서 받은 영감과 지식을 충실히 기록하면서 자연의 시간에 놓인 변화하는 식물의 이야기를 솔직담백하게 방백하고 있다.

책은 여름, 가을, 겨울을 지나 봄 정원으로 안내하면서 롱우드가든의 사계절을 서술한다. 수련이 있는 물의 정원, 오래두고 감상하는 페레니얼 가든, 고사리정원의 여름풍경부터 가을이면 장관을 이루는 천송이국화의 정원을 지나 가을부터 왕성하게 생육하는 지중해정원, 겨울의 백미인 유럽식 온실정원 오랑주리를 소개한다. 그리고 이듬해 가장 자연스럽다는 우드랜드 가든과 가드너의 캔버스라 비유되는 플라워 가든의 풍요로운 봄 정원으로 데려간다.

세상의 아름다운 정원이 그러하듯 가드너들의 노고 없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의 땀 어린 결과물인 정원과 그 반경에서 이루어지는 가드닝은 지은이의 성실한 기록과 사진 덕분에 그 진가가 발휘되고 있다.

롱우드가든의 국제 정원사 양성과정을 이수한 이후 현재 에버랜드 가드너로 일하고 있는 지은이는 “식물을 기르는 가드닝에 대한 원초적인 본능, 더 나아가 자연을 경작하여 보다 조화롭고 매력적이며 창조적인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욕구는 미래에도 여전히 우리 삶 속에 자리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지은이 소개

박원순=현재 에버랜드의 가드너로 재직하며 꽃 축제 기획 및 디자인, 식물을 찾아 키우며 정원을 관리하고 있다. 서울대 원예학과를 졸업한 후 출판사 편집기획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나 꽃, 정원과 함께하는 삶을 좇아 아내와 딸과 함께 제주도행을 결심했다. 이후 여미지식물원에서 4년 가까이 일하며 가드닝 실무를 익히던 중, 체계적인 가드닝 수업을 받고자 미국 롱우드가든으로 가 국제 정원사 양성과정(International Gardner Training Program)을 이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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