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부식(본사 회장·조경기술사)

국회의원회관에서 정원 관련 세미나가 개최됐다. 요즘 사회적 패러다임을 논할 때 정원에 대한 관심이 많이 노출되고 있다. 산림청에서 정원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고 정책적인 배려가 뒷받침되고 있어서 더욱 그렇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끝내고 정원법의 첫 번째 혜택이 순천만국가정원에 돌아갔다. 순천만국가정원에 정원 관련 예산이 해마다 40여억 원이 지원되고 있다.

순천만국가정원의 제1호 국가정원지정과 재정지원에 자극을 받은 울산광역시가 녹색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울산광역시는 내년 6월 산림청에 제2호 국가정원 지정 신청을 할 계획이다. 울산을 가로지르는 태화강의 국가정원 지정 대상 권역은 태화강 일원과 태화강대공원, 철새공원으로 면적은 128만㎡ 규모다. 김기현 울산광역시장이 이번 세미나에 참석한 것도 이와 연관이 되어 있어 보인다.

김재현 산림청장의 정원정책은 좀 더 구체적이다. 정원에 대한 관심의 증가는 국민의 소득증가와 더불어 정원에 대한 욕구가 커지게 된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되겠지만 정원이 국민의 삶의 질을 바꾸어 놓을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도시정원은 미세먼지와 소음을 감소시키는 기능 이외에도 도시민이 잠시 쉴 수 있고 이웃과 소통하는 장소로 이용되기도 하며 정주여건을 개선시키는 한편 양질의 일자리도 제공해주는 다양한 기능을 내포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정원의 역할과 기능을 한층 더 구체화시키고 정책으로 추진하기 위해서 ‘1000일 플랜, 10대 과제’를 만들어 발표했다. 이를 통해 국민이 행복한 정원문화가 생활 속에서 꽃피게 되고 그 문화가 정착되어 산업화로 이어져 궁극적으로는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그러한 정책을 국민과 함께 추진해나가겠다는 것이다. 청년·시민정원사, 정원해설사 등 정원전문가의 양성과 정원소재의 재배·생산 등 정원분야를 사람중심의 생산성 높은 신성장 동력으로 발굴하여 양질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것이다.

조경은 어떠한가?

정부의 조경 전담업무는 국토교통부 녹색도시과에서 담당을 하고 있다. 주로 개발제한구역관리와 공원, 녹지, 조경업무를 하고 있는데 산림청의 정원업무와 비교하면 차이가 많이 난다. 부서에서 국가정책사업으로 추진하던 생활권공원 조성사업은 예산배정을 못 받아서 쩔쩔매고 있고 공원 확충과 녹색복지 사업은 지자체 업무로 생각하고 있어서 추진이 잘 안 되고 있다. 예산을 배정하는 기획재정부에서도 녹색복지 예산이 특정지역에 우선되면 민원이 야기되므로 기피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특정지역에 먼저 시행하고 지속적으로 확대 시행하면 될 일을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근다.’는 격이다.

금번 ‘도시정원의 조성과 작동 전략을 모색하는 국제학술회의’를 주최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후덕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최근에 미집행도시공원의 해소를 위해 마련한 민간공원조성특례사업의 합리적인 운용을 위해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 때 2개 이상 공원을 결합하여 조성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여 교차보전을 통한 개발이익으로 수익이 되지 않아도 공원을 조성하거나 공적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 했다. 녹색인프라 구축의 유연성을 부여하는 의미로 본다.

‘정원, 도시에서 꽃피다’ 주제로 진행된 세미나에 기조발제자로 초청된 독일, 일본학자와 국내 발표자의 발표 내용은 조경과 정원이 결합되어있는 녹색인프라에 대한 것이다.

‘초록(草綠)은 동색(同色)이다’라는 말이 있다. 정원과 조경이 다름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국가에서 시행하는 초록(草綠)정책, 즉 녹색인프라 정책에 산림청과 국토부가 너무나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를 시정하기 위해서 조경 관련 학회와 단체들이 정책제안과 민·관·학의 소통을 통하여 해결해야 할 것 같다. 이번 세미나에 참석하여 녹색인프라에 대한 의견을 나눈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전현희 의원(더불어민주당)도 미집행도시공원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현하고 있다.

초록은 동색인데 정원과 조경에 대한 정책을 보면 동상이몽(同床異夢)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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