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13일부터 21일까지 울산 태화강에서 첫 정원박람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세계적인 가든디자이너 3인을 초대작가로 초청하고 최근 20개 작가정원 작품을 선정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몸과 달리 마음이 다른 곳으로 향해서인지 정원 조성도 하기 전에 설계도면 변경이 불가피한 작가들이 생겨나고 있어 여기저기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유는 이렇다. 울산시가 20개 작가정원을 선정하고 발표한 후 작가들에게 전화로 시설 높이와 성토, 선큰, 가벽 설치 등 변경을 요구했다.

태화강은 국가하천으로 지정돼 지방하천과 달리 국토부에서 관리를 하기 때문에 울산시로서는 국토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울산시는 태화강의 환경적 요인을 고려해 공법과 자재, 시설물 설치 자제를 게시한 바 있어 문제될 부분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심사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공고를 통해 디자인 경쟁을 시켜놓고 작품 선정을 마쳤다. 하지만 설계 디자인을 수정토록 했다면 심사는 어떤 기준으로 할 것이냐 하는 지적이다.

콘크리트 타설은 안 되기 때문에 가벽 설치를 다른 공법이나 자재로 바꾸고 성토와 선큰 부분도 전면 수정이 필요하다. 일부만 변경하면 다행이지만 어느 작가는 디자인 전면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일 정도로 치명적이라며 연신 한 숨만 내 뱉는다.

창작의 고통은 작가에게 있어 홀로 감내 해야 하는 고난의 시간과도 같다. 설계도면은 그런 인고의 시간을 보낸 결과물이고 상상을 현실로 구현하는 구심점이다.

하천법을 이해하고 접근하는 전문가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특수한 지형의 경우라면 법의 잣대를 내밀기 앞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사전에 제시해 작품을 훼손해야 하는 상황은 없어야 할 것이다.

국가정원 지정이라는 큰 그림을 위해 치러지는 이벤트라 하더라도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는 마음은 똑 같다. 다만 내로라하는 세계적인 디자이너들까지 초청해서 진행되는 의미 있는 행사인 만큼 조금 더 세심한 준비가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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