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조경설계, 입주민 사랑 속에 묻어나
아이부터 노인까지 전 계층 삶 만족시켜야

일년 내내 물고기 사는 생태연못 ‘큰 자랑’

▲ 래미안 단지 조경을 총괄하고 있는 삼성물산 주택사업본부 조경팀. 이임규 팀장을 중심으로 한 자리에 모였다.


삼성물산은 2008년과 2009년 세계조경가대회(IFLA)에서 총 4개 분야를 수상하는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다. 2008년에는 조경계획 부문에서 ‘과천 래미안 에코팰리스’가, 조경디자인 부문에서는 ‘성남 금광 래미안’이 수상했다. 올해는 조경계획 부문에서 ‘과천 래미안 슈르’가, 토지관리 부문에서 ‘래미안 관리시스템’이 각각 선정됐다. 모두 친환경 조경 측면에서 큰 점수를 얻은 것이다.

대한민국 아파트 조경을 대표하는 래미안 조경의 강점은 ‘수변공간’과 ‘숲 속을 연상케 하는 조경’ 그리고 ‘꼼꼼한 마무리’로 들 수 있다. 특히 최근 입주한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에 조성한 수변공간은 수변환경을 진보시켰다는 측면에서 더 큰 의의가 있다. 스토리텔링과 디자인 측면에서도 뒤지지 않는다.

래미안의 인기를 더욱 높이고 있는 장본인인 삼성물산 주택사업부 조경팀과 그 수장 이임규 팀장을 만나 그들이 만들어가는 단지조경 이야기를 들어봤다. 

 


 
예산부터 시공 후 관리까지 총괄

“건설공사 현장에서 조경팀은 모든 공사를 아우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모든 사안들을 조경 입장에서 챙겨야 하기 때문이지요”

삼성물산 주택사업부 이임규 팀장은 건축, 토목, 전기, 설비 등 복합 공종이 이뤄지는 공사 현장에서 조경은 모든 작업들을 챙겨가야 한다고 말한다. 모든 작업을 통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 그래야 비로소 성공적인 조경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얘기다. 마무리 역시 조경팀이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우리 조경팀은 예산부터 상품개발, 설계, 시공관리, 사후 유지보수까지 모든 프로세스를 총괄합니다”라고 밝히면서 “한 부서에서 조경 관련 작업을 모두 진행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렇게 한 현장을 모두 관리함으로써 책임감 있는 업무와 일관성 있는 진행이 가능해 졌습니다”라고 말한다.

아파트 조경의 마무리를 더욱 탄탄하게 할 수 있는 삼성물산 주택사업본부 조경팀만의 강점은 예산부터 마무리까지 모든 작업들을 직접 관리한다는 점이라는 것이다.

아파트 조경, ‘삶’과 ‘문화’ 모두 담겨져야

래미안 단지조경 설계의 중심 아이템은 ‘숲속의 래미안’이다.
마치 숲속 혹은 공원 속을 걷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많은 나무와 꽃을 심는 것이다. 그럼, 아파트 조경과 공원 조경의 차이는 뭘까?

이임규 팀장은 그 차이를 ‘공간을 바라보는 시각차’라고 구분 짓는다. 공원 내부는 쉼터, 즉 여유롭게 이용될 수 있는 공간이지만 아파트는 생활 최적지이기 때문에 단지 내부의 한평 한평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파트 지역 대부분이 가치가 높은 곳이어서 고객의 땅 한평, 한평을 소중히 여깁니다. 그래서 허비되는 땅이 없도록 모든 공간을 유용하게 꼼꼼히 조성해야 하지요”

아파트는 모든 세대가 살아가는 곳이기 때문에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전 계층 삶의 스타일을 담아내야 한다는 것 또한 아파트 조경에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자연환경의 분석 뿐 아니라 모든 계층의 삶과 문화 스타일도 분석, 적용해 디자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조경 전공자가 기초지식은 비슷하다는 이 팀장. 그는 중요한 것은 삶의 문화적인 부분을 어떻게 녹여 내는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파트 입주민들이 그 집에 만족하고 또 자부심을 갖도록 해야 비로소 성공적인 아파트 조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슬라브 상부 즉 인공지반 위 1.2m의 토심을 이용한다는 것 역시 아파트 조경만의 특징이자 극복해야 할 어려움이지요. 낮은 토심으로도 여러 종류의 나무를 심을 수 있도록 디자인을 다양화해야 합니다”

조경, 아파트단지의 첨단과 자연 균형

래미안 단지는 고층 아파트임에도 숲길이 먼저 눈에 띈다. 이 팀장은 고층 아파트가 주는 위압감을 입주민들이 느끼지 못하고 마치 공원처럼 친근하게 느껴지게 하는 것은 모두 조경의 역할 덕분이라고 설명한다. 건물 내부가 첨단적인 구성이라면, 밖은 자연적인 구성인 것. 첨단과 자연의 균형을 적절히 배합한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아파트 내부가 편리함과 세련된 공간이라면, 건물 밖은 자연이고 또 생태적인 공간이어서, 두 요소가 적절히 조화돼야 합니다”라고 밝히면서 최근 몇 년 사이 조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또 그 가치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단지 조경을 살리기 위해서는 초기 계획이 가장 중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땅의 잠재력을 먼저 분석해서, 땅이 가진 단점은 축소시키고 장점은 강화시키기 위한 고민이 먼저 진행된다는 것이다.

“단지 예정지의 땅을 파내기 전부터 기획에 들어갑니다. 땅의 잠재력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다방면의 분석이 요구됩니다. 가장 쉬운 예는 자연환경입니다. 주변에 산과 녹지가 있다면 그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킬 수 있는 내부 조경을 구성하고, 단점은 축소시킬 수 있는 조경계획을 세우는 것이지요”

반포 래미안은 한강을 가까이 두고 있다는 장점을 살려 내부에 수변공간을 마련했다. 땅이 너무 단조롭다면 수목의 높낮이를 다르게 해서 극복했다. 또 공사 중에 예상치 못했던 지하수가 발견되더라도 이를 묻어버리지 않고 활용해서 생태연못을 만들기도 한다.

조경가는 공간의 창조자!

그래서 조경가 특히 ‘아파트 조경가’는 공간의 창조자라고 설명했다.

“조경가는 공간의 창조자입니다. 따라서 창조적인 작업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모든 기회를 열어주고 있습니다”

모든 역할과 권한을 그 단지 조경을 담당할 팀원에게 맡겨 책임과 소명의식을 갖도록 한다는 것. 아이디어도 최대한 반영해 본인이 작업한 단지는 자신의 작품으로 내세울 수 있도록 최대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조경의 범위가 확대되어 조경이 자연환경을 가꾸는 것 뿐 아니라 예술적 요소인 외관 디자인 측면으로까지 확대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강조된 녹지율과 생태공원에 대해서는 우려하기도 했다. “요즘 에코, 생태 등 환경적인 측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우리 단지 역시 생태적으로 구성하려고 노력했고요. 그러나 유의할 점은 거주자에게 불편이 없어야 한다는 점이고, 녹지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무조건 ‘생태’ ‘높은 녹지율’만을 강조하는 것이 최고는 아니라는 얘기. 녹지율은 높은데 차도가 좁아 불편하거나 생태공원이라고 조성해 놨는데 관리가 어렵거나 이용하기가 불편하다면 옳은 조경설계는 아니라는 얘기다.

이 팀장은 래미안 단지의 향후 계획 또한, 이용 편의 그리고 다양한 문화와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해 모든 이들이 만족하는 조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은 이제 단순히 자고, 쉬고, 밥 먹는 1차적인 공간이 아니라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진 공간입니다. 거주자 스스로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조경, 모든 세대의 문화를 수용할 수 있는 조경을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래미안 조경팀은 최고의 노력을 할 것입니다”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