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열풍이 한창일 때 너도나도 중국, 인도, 베트남 등 동남아 펀드를 권장하였다.
그런데 그중 가장 먼저 중국 증시가 폭락하기 시작했다.

중국 펀드를 집중 공략한 것은 우리나라 제일의 자산 운용사였다.
덩달아 중국 펀드를 권장하던 기타 운용사들이 질겁을 하였다.
제일의 자산운용사를 향에 포문을 열었다 .
“너무 무모한 짓을 했다”“그 회사 위험하다”고 일제히 공격할 때, 그 회사는 하나의 광고로 대응했다.
“경험의 차이”

공격하는 군소업체와 투자자들에게 우린 많은 경험이 있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일축해 버린 것이다.
경험이 많은 사람이나 회사, 특히 대기업은 위험에 처했을때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는 노하우와 자금력이 있다.
그래서 큰 회사, 오랜 전통이 있는 회사의 상품을 선호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에는 그런 경험이나 기술이 통하지 않는다.
필자가 경영하는 회사는 규모는 작지만 이 업계에서는 가장 장수하는 기업이고 가장 좋은 제품, 가장 안전한 제품을 생산한다고 알려져 있다. 전국의 관련 회사에 주로 납품한다.
그래도 가끔 크레임을 걸어오는데 주로 대기업체이다.
그럴 때마다 제품의 특성이나 기술적 우위는 무시된다.
검수관의 기술수준과 안목에 의해 판정하기 때문이다.

야외시설은 방부를 잘 해야 수명이 두배에서 다섯배 이상 길어진다는 사실을 소비자나 발주자가 모를 때가 많다.
그들은 늘 디자인과 규격에만 신경을 쓴다.

90년대 초 우리나라 최고 기관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
평소보다 더 철저히 방부처리 하여 납품 하였으나 그 기관의 중간관리(검수관)는 불에 태워 무늬를 곱게 가공한 실내용을 원했다. 그 후에도 여러차례 각 지방 자치단체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벌어졌다.

최근에는 어린이놀이시설물 안전검사가 크게 강화됐다.
검사기준 합격선을 넘어서는 제품을 납품하였는데도 소비자나 검수관이 퇴짜를 놓는 일이 많다.
새로운 검사 규정은 무시하고 과거 관행대로 해오지 않았다고 납품 거부하는 사례도 많다.

최근에도 이상한 납품 거부사례를 접했다.
나무나 시멘트 등 모든 물체는 강한 햇볕을 받으면 팽창하고, 기온이 급강하 하면 수축한다.
나무 제품은 팽창과 수축을 고려하여 변형이나 크랙을 방지하려고 보이지 않는 아랫면은 칠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이 문제가 되어 반품이 왔다.

도로 포장할 때 중간 중간에 나무를 끼우면서 포장하는 것을 모두 보았을 것이다.
콘크리트의 팽창을 대비한 조치이다.
교량도 중간 중간에 수축 팽창 조절기능을 하는 장치가 있다.

모든 제품에는 안전 규정이 있지만 모두 법으로 명시할 수 없어 제조업자의 오랜 경험을 토대로 처리하는 경우가 있다.
그 분야의 전문가가 만든 제품이 가끔 비전문가인 검수관에 의해 거절될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때로는 큰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이다.

쉽게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만, 각 분야에 종사하는 실무자들이 합리적 사고 수준이 높아질수록 이와 같은 사례는 적어질 것이다.

 

이은구
(주)신이랜드 대표이사
(사)한국놀이시설협회장

 

 

 

 

 

 

 

 

[칼럼①] 사치품으로 변질되는 놀이시설, [칼럼②] 모래판 추억속으로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