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업의 설계팀 정문화 과장(오른쪽)과 박백진 대리(왼쪽)가 성남판교 휴먼시아 아너스빌 아파트 중앙광장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경남기업은 화려함보다는 은은하고 부드러운 디자인을 추구하는 기업이다. 특히 고비용의 눈에 띄는 시설보다는 입주자가 원하는 ‘내실’있는 주거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다면 ‘경남 아너스빌의 아파트 광고는 그들의 추구와 맞지 않는 것이 아니냐’라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속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런 의문은 사라질 것이다. 경남기업에서 배우 배용준을 선택했을 당시에는 욘사마 열풍이 일기 전이었고 배우 배용준을 선택한 이유 역시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부드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광고 모델을 선택할 당시 내부에서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수많은 여배우를 보고도 성완종 대표는 부드러운 이미지의 배용준을 선택했지요. 그의 안목과 감각은 결과적으로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습니다”

설계팀에서 조경을 총괄하고 있는 정문환 과장은 당시 화려한 여배우를 두고도 배용준을 선택했던 것을 의아해 했었단다. 하지만 경남기업이 선택했던 이유가 됐던 그의 이미지는 일본의 여심을 끌어내 엄청난 인기를 얻었고 결국 한류스타가 된 배용준을 모델로 했던 경남 아너스빌 홍보에도 큰 도움이 됐다.

‘은은함’, ‘내실’을 중심으로 발전해가고 있는 경남기업은 조경 역시 편안하고 주민과 가까이 소통하는 공간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고 한다.

내실ㆍ주민편의 최고 콘셉트

“건설사 대부분이 조경에 많은 금액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미분양 현상이 심각해질수록 조경에도 더욱 신경을 쓰게 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비용이 아니라 주민이 진정 원하는 설계 그리고 시설인가 하는 부분입니다”

정 과장은 경남 아너스빌 조경이 ‘내실’ 그리고 ‘주민의 편의’가 우선인 만큼 보이기 위한 시설 혹은 단지를 홍보하기 위한 콘셉트로 전락해 버리는 것을 도리어 우려하고 있다. 그의 표현을 인용하면 경남기업은 ‘소박한 조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한다.

“사실 너무 은은해서 아파트에 신경을 덜 쓰는 것은 아니냐는 얘기까지 듣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파트 조경은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그 주민들이 진정으로 편안한 디자인인가를 가름해봐야 한다고 봅니다. 저희는 살기 좋은 아파트를 만들고자 최선을 다하고 또 사전 보고 및 협의 과정을 통해 입주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고 있습니다”

조경 사전 보고 과정은 일반적인 사항일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입주자의 의견, 그리고 협의과정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용인성복 2차 경남 아너스빌의 경우 입주자 대표들과 여러 차례의 회의를 거쳐 수목 선정, 식재ㆍ시설물계획까지 입주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도룡뇽 서식지 복원 등 생태 보존

경남기업 조경팀은 지역성 그리고 자연환경을 생각하는 마음 역시 남다르다. 특히 주변녹지체계를 단지로 적극적으로 유입하고 생태면적률을 극대화하는 등 생태계획을 중요하게 생각하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 ‘생태’ 부분은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아직 ‘생태’ 부분은 고민이 많습니다. 인간이 개입해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생태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생태조경이라고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생태적이지 못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듭니다. 판교 아너스빌 내에 도룡뇽 서식지를 보존했던 것이 생태부분에서는 긍정적인 사례로 볼 수 있는데 아직도 이 부분은 지켜봐야 할 과제라 생각합니다”

공동주택 조성지에서 ‘생태’를 얘기하는 것이 사실 맞지 않는 것 아니냐는 것이 정 과장의 의견이다. 단지, 생태적인 환경을 흉내 내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 대신 건설공사로 인한 자연 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해 그 생태적인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판교 역시 아파트건설로 인해 응달산의 도룡뇽 서식지가 훼손될 위험에 처해 있었다. 그래서 단지 내의 도룡뇽 서식지와 산란지를 원형대로 보존했다. 또한 응달산에서 유입되는 물길들을 단지 내로 끌어들였다.

“다행히도 판교 아너스빌 내의 도룡뇽 서식지 및 습지에서 도룡뇽 알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태환경 복원이 성공적으로 지속될지, 그리고 아파트 내에서 공생이 가능할지 계속 지켜보고 있습니다. 검토 결과가 긍정적이라면 앞으로 적극적으로 반영할 예정입니다”

진정한 ‘생태’ 그리고 앞서 살고 있던 생물에게도 좋은 주거지를 만들어주고 싶다는 것이 경남기업의 목표인 것이다.

경관ㆍ식재계획, 주민 눈높이 중심

경남기업은 단지 내 색상계획 역시 포인트 색 외에는 무채색 계열의 편안한 색을 선택한다. 그러데이션 등과 같은 장식요소도 배제한다. 점토블록의 붉은 빛이 비오는 날 도드라지는 것도 아쉽다고 얘기할 정도다.

“전시장 같은 조경은 지양합니다. 색, 조형물 모두 시간이 지나도 질리지 않는 디자인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지요. 처음에 보기 좋은 환경보다는 눈에 띄지는 않지만 오래 봐도 좋은 조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자연스러운 환경, 언제 봐도 부담스럽지 않은 조경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식재 역시 고가의 조경수를 선택하기 보다는 주변 자연환경과 조화로운 조경수를 주민 눈높이에 맞춰 심고 있다.

“우리는 단지 입구부터 각 동까지 동선에서 최대한 풍성한 녹지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야간 경관 역시 보행공간을 중심으로 특화하고 있습니다. 주민 눈높이의 경관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것이지요”

경남기업의 조경직은 본사와 현장 각각 1명으로 총 2명이다. 그들이 아파트 조경뿐 아니라 턴키 및 기타 토목공사 그리고 베트남 등 해외사업의 조경부문까지 맡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해외파트를 강화해가고 있다.

“인원이 적음에도 조경 예산, 설계, 시공, 사후 관리까지 해야 할 업무의 비중은 크다 보니 조경직은 만능엔터테인먼트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베트남 하노이에 랜드마크가 될 대형 복합단지를 조성 중이기 때문에 더욱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경남기업의 조경설계를 앞으로는 베트남 등 해외에서도 다수 볼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너무 지나친 것은 오히려 ‘해(害)’가 된다는 그들이 만드는 ‘내실 있는 조경’을 앞으로 더 많은 곳에서 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저작권자 © Landscape 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