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태영건설은 8월 중에 조경을 담당할 경력직 1명을 추가로 채용한다. 이에 따라 현재 2명으로 구성된 태영건설 조경파트는 내달부터 3명이 꾸려나간다. 건설경기 악화와 실적 부진으로 타 건설사는 조경직원을 감원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태영건설의 이 같은 움직임은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임원진 중심으로 조경의 필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나서면서 조경파트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하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조경을 독립된 팀으로 만들기 위한 큰 목표까지 세워 놓은 상태다. 올해는 조경팀 구성을 위한 마스터플랜 수립기간으로 보고 있으며 몇 년 안에는 ‘조경팀’으로 독립, 조경 파트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 태영건설 건축본부 건축기술 팀 내에서 조경을 맡고 있는 서상일 과장(왼쪽)과 정규종 대리(오른쪽)

“회사 임원진도 조경담당자가 직접 맡았던 현장과 그렇지 않은 현장 간의 완성도에 차이가 크다는 점을 인식하게 됐습니다. 오히려 조경파트 직원은 바빠지게 된 셈이다. 물론 어깨가 무겁기도 합니다. 하지만 애정을 갖고 지원해주고 있기 때문에 힘이 납니다”

태영건설 조경을 총괄하고 있는 서상일 과장은 이번 여름휴가를 반납했다. 정규종 대리도 마찬가지다. 서 과장은 현재 착공을 앞둔 현장에서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태영건설의 조경직은 건축본부의 지원부서인 건축기술팀 소속이다. 하지만 앞으로 조경파트가 독립된 팀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심사숙고하고 있다.

“물론 단번에 팀을 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건축기술팀장인 정양승 상무를 비롯해 내부에서 긍정적으로 고려해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차근차근 계획을 구성해 준비해간다면 분명히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서 과장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태영건설 조경직은 건축·토목·주택·환경플랜트 등 4개 본부의 조경과 턴키를 지원한다. 조경관련 모든 업무를 토목파트에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조경파트가 직접 맡아 진행하면 할 일은 많아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경직 수를 차근차근 늘려가고,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을 정리해 별도의 팀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안정·투명 경영, 흔들림 없는 성장 발판

태영건설은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안정적인 경영을 추구하는 기업이다. 대외적인 경영원칙도 외형적 성장이 아닌 안정적 성장이다. 또한 기본에 충실한 정도경영과 투명을 중요한 기업 덕목으로 삼고 있다. 이런 비전은 조경설계 및 시공에도 반영된다. 태영건설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에 충실하고, 최대한 그 모습을 보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능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지켜가겠다는 목표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비용도 더 많이 소요되고요. 하지만 본래의 모습을 살린다는 측면에서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회사가 조경파트에 요구하는 것은 두 가지다. 수형이 좋은 나무를 선택해 적재적소에 식재하는 것과 기존 경관에 대한 고민을 통해 최대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복원하는 것이다. 기존 부지에 심어져 있던 나무도 가능하면 재활용 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태영건설 조경직이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은 좋은 수목 선택, 철저한 현장조사, 주변 환경을 분석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주변 공간의 맥락이 단지조경 설계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기획합니다”

당연히 진행해야 할 일이기도 하지만 시간에 쫓겨 소홀히 넘어갈 때도 많은 것이 바로 현장조사다. 하지만 조경파트에서는 아무리 바쁘더라도 현장에 대한 파악을 철저히 한다. 또 그 결과는 조경에 반영된다. 세곡5단지에는 상수리나무가 식재될 예정이다. 상수리나무는 조경수로 거의 사용하지 않는 나무다. 그러나 세곡5단지 데이상 옆 낮은 동산의 주요 수목은 바로 상수리나무다. 때문에 낮은 동산과 이어지는 단지 내 조경에도 상수리나무를 적용키로 한 것이다. 이를 통해 뒷동산과 단지가 분리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효과를 얻었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09년 착공한 파주시 문산권 종합복지센터(가칭)는 자연습지를 그대로 보전했다. 부지 면적이 4만3000여㎡에 달하는 이곳은 주민들의 숙원사업이기도 했다. ‘입체적 녹지와 친환경 시스템을 통한 에너지 절감’을 목표로 시작한 이 공사의 조경은 원래 지형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이로 인해 비용적인 절감효과도 누렸지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습지였던 이곳을 그대로 보전, 생태계 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생태보전 측면에서 큰 성과를 얻은 것이다.

“아파트를 포함해 대부분 건축물이 인위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조경만큼은 자연에 가깝게 원형지의 모습을 최대한 살려 설계·시공해야 하고 태영건설 조경파트는 그 생각을 최우선적으로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전 부지의 경관 최대한 복원

서 과장은 최근 태영건설 신임 부사장이 취임하면서 ‘변화’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과 같은 불황기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조경 역시 신개념과 공법 등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발전해가고 있다. 이와 함께 주택 브랜드에 대한 변화도 꾀하고 있다.

“변화는 회사 내에서도 거듭 강조하는 부분이다. 주택사업본부가 새로 구성된 만큼 그 범위를 확장시키면서 새로운 개념의 주택사업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에 발맞춰 조경도 변화될 것이니다. 앞으로 ‘데시앙(DESIAN)’의 발전적인 변화를 지켜보기 바랍니다”

서상일 과장은 올해 조경파트의 추진 목표로 ▲조경팀 신설 위한 발판 마련 ▲설계 매뉴얼 작성 및 각종 신기술 시설 검증 ▲친환경 공법 및 기술 정리 등을 계획하고 있다. 태영건설의 조경을 체계화시키기 위한 발판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로써 아직은 후발주자지만 향후 그 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겠다는 그들의 '미래상'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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