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사업을 중점적으로 진행해왔던 다수의 건설사들이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하락이라는 두 독화살을 피하긴 쉽지 않았다. 그 결과 ‘워크아웃’이라는 주홍글씨를 달게 됐고 상황은 이수건설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 회사는 현재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3·3·3·1’ 전략을 구상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중점 사업이었던 주택부문의 비율을 줄이고 SOC, 해외사업 그리고 플랜트까지 추진 사업 분야를 다각화시킨 것. 또한 주택사업은 미분양의 위험도가 낮은 지역의 소규모 단지를 중심으로 추진하되 작지만 주택의 가치를 최대화시킬 수 있도록 만들어 가고 있다.
‘작지면 효율 높은’ 단지로의 시도는 조경 부분에서 더욱 돋보인다. 공간이 좁다는 단점을 ‘아기자기함’으로 변화시켜 편안한 외부환경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건축 부문과 연계해 조경을 특화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 버전을 시도하고 있어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이수건설 상품기획팀 내에서 조경을 맡고 있는 최영훈 과장(왼쪽)과 외부공간특화설계를 함께 추진하고 있는 황승욱 대리(오른쪽)
“지금 이수건설은 제2의 도약을 준비하는 단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조경파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건축과 협력 통해 조경 특화 추진 목표

이수건설 내에서 조경을 담당하는 인원은 1명이다. 유일한 조경 담당자가 바로 최영훈 과장이다. 혼자 일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현장을 다 관리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움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대신 협력사와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또 타 분야 직원들과도 적극 협력해 외부 공간 차별화 전략을 구상해 가고 있다고 했다.

“단지 조경에서는 조경만으로 풀어갈 수 있는 변화가 한정적입니다. 때문에 타 부문과 협의를 통해 함께 변화를 시도해 가고 있습니다. 향후 추진 목표는 건축과 협의를 통해 문주 가까이에 방문자 센터를 만들어 편의성을 높이고 방문자 센터를 지나 단지 입구까지의 공간을 조경으로 특화하고 또 필로티 공간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입니다”

올해 이수건설 조경파트의 최대 관심사는 건축물과 협력을 통한 조경 특화다. 커다란 문주를 세워 입구의 이미지를 강화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기능을 고급화시켜 방문자를 위한 휴게공간인 ‘게스트하우스’를 만들어놓겠다는 계획이다. 또 게스트하우스를 지나 단지로 들어갈 때 조경을 만끽할 수 있도록 풍성한 녹지축을 조성하고 1층 필로티 공간도 조경으로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편안함…단지 조경의 가장 큰 목표

놀이터, 쉼터, 광장, 산책로 등 단지 조경에는 필수적으로 배치해야 하는 공간이 있기 마련이다. 그 때문에 자칫 빤한 공간이 되기도 십상이다. 특히 작은 단지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최 과장은 작은 단지에서 꼼꼼한 설계를 시도해 가는 것이 오히려 더 ‘재미있다’고 표현했다.

“작은 단지의 조경을 디자인하는 것이 더 성취감이 큰 작업이라고 봅니다. 넓은 공간이야 원하는 만큼 다 시도할 수 있지만 좁은 곳은 다릅니다. 틈새공간까지도 효율적으로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아기자기한 공간 연출을 시도하게 됩니다”

물론 작은 단지를 조성하는 데에는 몇 가지 노하우도 있다. 일례가 바로 동선이다. 작은 단지의 경우 동선은 필수적으로 곡선 처리하는 것. 시선처리를 다양하게 해줄 뿐 아니라 시각적으로 먼 곳에서는 숨겨지는 곳이 발생해 넓은 공간인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조경은 투자효과가 바로 드러나는 공종입니다. 하지만 ‘비용’을 많이 들여 보기 좋은 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최선은 아니라고 봅니다. 비용을 적게 들이고 효과는 최대로 높이는 것이 오히려 뿌듯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이수건설에서 쓰고 있는 조경공사 금액은 타 기업에 비해 빠듯한 형편이다. 때문에 비용을 더욱 전략적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얘기다. 때문에 예산팀과의 크로스체크를 하고 현장 시공 및 설계업체와도 사전에 의견교환을 충분히 한 후 진행한다.
그는 협력업체의 도움 없이 조경을 홀로 진행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각 협력업체와의 긴밀한 소통은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협력업체는 믿을 수 있는 소수정예 업체들로만 구성해 가고 있다고 한다.

상류층 단지의 ‘고급스러움’ 실현

‘브라운스톤’은 19세기 뉴욕, 보스톤 등 미국 동부 상류층의 저택에서 시작된 고급주거양식을 말한다. 이수건설에서 이를 브랜드로 차용한 이유 역시 명품아파트, 상류사회의 고품격 단지를 추구하겠다는 목표 때문이다. 브라운스톤 아파트는 마감재 및 외부환경의 고급화를 시도해왔다. 또 각종 시설물을 통일시켰고 살기 좋은 아파트에 참여하는 등 외부환경디자인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옥외공간 계획의 비중을 높였다.

“이름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브라운스톤은 고급스러운 단지를 추구합니다. 조경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색채와 형태, 패턴 등을 통일시켜 안정된 단지의 느낌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벤치 등 기본적인 휴게시설은 외부환경 표준화매뉴얼에 따르되 파고라나 가제보 등은 각 단지만의 특성을 살린 새로운 디자인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브라운스톤의 고급스런 이미지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가재보다. 단지 주민을 위한 쉼터인 이곳은 서양의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단지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디자인을 시도하되 소재나 색은 표준화매뉴얼에 맞춰 전체적인 경관은 통일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물론 미국 상류층의 주거를 통칭하는 ‘브라운스톤’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전통조경으로의 시도가 어렵다는 단점도 없지 않다. 하지만 단지 조경의 가장 중요한 ‘편안함’ 그리고 ‘주거’라는 삶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공간을 창조한다는 측면을 생각하면 이는 큰 애로사항은 아니라고 최 과장은 말했다.

“조경은 전통조경도 있고 미국에서 넘어온 서양조경도 있고 또 한국의 현대 생활에 맞춰 창조된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단지 조경을 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편안함’이고 그 실현 방식은 선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풍성한 녹지를 추구하는 이유 역시 ‘편안한’ 단지를 위해서다. 하지만 단정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는 놓치지 않는다. 녹색의 큰 교목을 심었다면 작은 관목으로는 붉은 계통을 선택해 색감의 변화를 주고 조형성 있는 나무를 곳곳에 배치해 포인트를 주고 있다.

역세권 소규모 단지 중심…리스크 줄여

“이수건설은 주로 역세권의 소규모 단지를 중심으로 주택사업을 추진해 가고 있습니다. 부동산이 불황인 요즘 이런 방향성은 더욱 도드라지는데 그 이유는 바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지요”

최근 이수건설은 ‘3·3·3·1’전략도 추구하고 있다. 주택사업 비중을 전체 중 30%으로 줄이고 SOC 사업 30%, 해외사업 30%, 플랜트 10%로 사업을 다각화한 것이다.

“현재 회사는 워크아웃 상태이지만 조만간 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금은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단계이지요. 그에 맞춰 조경 역시 한 단계 성숙된 모습을 보여줄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조경 사업 확장도 꿈꾸고 있다. 조경면허를 낼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조만간 그 계획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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