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조경수 유통기업인 (주)수프로(대표 채일)가 남부수종 대중화에 발 벗고 나섰다.

수프로는 강진조경수생산자협의회와 손 잡고 전남 강진군에 난대조경수묘목 판매를 위한 농업회사법인 ‘그린메이커수프로(주)(이하 GMS)’를 설립한 것이다.

김정호 수프로 도시녹화생산사업부 과장은 “수프로가 강진군에 에그로파크를 조성 중인데 그 과정에서 강진조경수생산자협의회를 알게 됐다”며 “이 협회가 우수한 생산기술을 보유하고 우량묘목을 생산하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생산한 묘목을 효과적으로 유통 판매하기 위해 우리가 가진 유통망과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GMS를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GMS는 시설물 설비의 50%를 도비와 군비 각각 2억원, 또 산림청이 주관하는 ‘난대수 묘목생산 기반사업’에 선정돼 4억5000여 만원을 추가로 지원받아 작년에 설립됐다.

전체부지 약 26,500m²(8000평) 면적에 하우스 시설은 약16,500m²(5000평) 규모로 총 21동이 구성돼 있으며 현재 워싱턴야자 5440주, 굴거리나무 4만5350주, 다정큼나무 16만3992주, 돈나무 1만4560주, 종가시나무 14만5830주를 비롯해서 17가지 남부수종 50만주를 배치, 올해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문경민 수프로 도시녹화생산사업부 차장은 “나무라는 것은 생산도 중요하지만 유통도 중요하다”며 “GMS는 규격 제품을 생산할 뿐 아니라 양질의 묘목을 직거래 방식으로 유통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원하는 정확한 묘목을 공급하고 중간 마진이 없다는 장점을 가진다”고 말했다. GMS 유통체계가 그동안 신용없는 일부 중간 상인들이 부실한 묘목을 판매하거나 부정확한 납기 등의 문제를 해소시킨 것이다.

이와 함께 물류비용 문제도 해결했다. 그동안 남부수종은 제주도에서 생산한 묘목들을 육지로 유통했기 때문에 막대한 물류비용이 발생했다. 이에 GMS에서는 처음부터 육지(강진)에서 남부수종을 생산하고 곧바로 육지로 유통시켜 상대적으로 물류비용의 50%를 절감시켰다.

추위 이긴 강진군 남부수종
올해는 유난히도 추웠지만, 엘리뇨 현상으로 우리나라 기온이 점차 상승하면서 남부수종들의 식재 북방한계선이 올라오고 있다. 이와 함께 남부수종에 대한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보통 남부수종의 경우 제주도에서 나무를 생산해 육지로 가지고 올라왔으나 제주도 온도에 익숙했던 남부수종들은 추위를 이겨내지 못해 고사되는 경우가 다수였다. 이에 GMS는 육지에서 생산한 남부수종을 육지로 유통하기로 한 것이다.

강진에서 생산되는 남부수종은 제주도보다 온도가 낮아 추위에 대한 내한성이 생겨 훨씬 더 튼튼하게 자라기 때문에 활착이 쉽고 고사되는 경우가 적다.

임해진 GMS 공동대표는 “‘광주 100만 그루 나무심기운동’에 우리가 생산한 남부수종이 식재돼 잘 자라고 있다”며 “광주시 공원녹지 관계자는 얼마 전 나에게 ‘육지에 있는 난대수를 광주로 옮겼을 경우 큰 하자가 없는데 제주도 나무의 경우는 활착이 어렵다’고 했다”고 말했다.

베드·용기묘, 하우스 시설의 자랑거리
GMS는 하우스 시설에 많은 공을 들였다. 이 하우스는 한 동씩 따로 만들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하우스 안에 들어가면 모든 수종을 볼 수 있는 연동하우스로 만들어져 있으며 자동화된 시스템을 이용해 균일한 제품을 대량 생산하고 있다.

이 하우스에서 특히 눈여겨 볼만한 것은 ‘베드’다. 베드는 GMS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시설로 묘목들을 받치는 받침대인데 이동이 가능하다. 때문에 제초를 하거나 시비를 뿌릴 때 묘목들 사이를 헤치고 들어가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베드를 하나씩 밀어가면서 일을 해 작업의 효율성을 높였다.

이 베드는 GMS 농장 형태에 적합하게 만들어졌으며 공간 활용성을 높여 묘목 본수를 가장 많이 생산할 수 있게 설계됐다. 임 대표는 “다른 농장의 경우 하우스 한 동에서 2만본을 생산한다면 우리 하우스의 경우 베드의 사용으로 하우스 한 동에 2만5000본까지 생산량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하우스에 있는 묘목들의 경우 비닐포트에서도 식재하지만 대부분 용기에서 식재하고 있다. 이 용기는 수프로에서 특허 출원한 육모용 용기로 기존 용기와 다르게 옆면에도 구멍이 뚫려 있어 묘목을 식재했을 경우 잔뿌리를 풍성하게 발달시키고 빠른 성장을 유도한다는 장점을 지닌다.

남부수종 거점 도시 만들어
기존 농가들은 하우스 몇 동만을 가지고 생산했기 때문에 생산 자체가 영세할 수밖에 없었다. 뿐만 아니라 농민들 스스로가 판매망을 가지고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나 GMS는 하우스가 집약적으로 모여있고, 모여있는 만큼의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며, 생산자와 판매자를 직접 연결시켜 일반 농가들의 유통에 효과를 제공했다.

임 대표는 “GMS는 수요예측, 대규모 생산을 통한 남부수종의 거점을 만들기 위해 설립됐다”면서 “앞으로 나무은행을 만들어 성목이든 묘목이든 관계없이 남쪽에서 자라는 나무들을 모두 한곳에 집결해 공동 생산하고 또 생산된 나무들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는 일을 추진할 것이다. GMS가 이 일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게 노력할 것이다”고 밝혔다. (문의 061-433-5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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