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정아 한경대 조경학과 졸업
경남 창녕의 우포늪은 국내 최대의 원시상태를 간직한 자연늪이다. 우포늪은 사지포, 목포늪, 우포늪, 쪽지벌 등 네 개의 늪으로 구성된 생태계의 보고인데, 이번에 답사한 코스는 4개 습지 중 가장 큰 우포늪의 남서쪽 1코스였다.

얼마 전까지 ‘반딧불이 축제’가 열렸다는 해설가의 설명을 듣고 답사길로 들어섰다.
좁은 자갈밭과 갈대와 억새, 버드나무 군락을 지나고 눈앞에 펼쳐진 우포늪.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넓이의 습지. 그곳을 둘러싸고 펼쳐진 산등성이. 도심공원 호수에 조성된 인공습지만 봐왔었기에 경이로웠다.

강의 영향을 받아 왼편의 낙동강이 범람하면 우포로 역류하기도 하고, 다시 빠지기도 한다. 범람 시 우포에 서식하는 수생식물 가운데 개구리밥, 생이가래 등 부유식물도 같이 떠내려 간다고 하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눈앞에 바로 부유식물들이 가득 깔린 걸 보게 됐는데, 실로 자연의 재생력·복원력에 감탄했다. 늪은 수위 높낮음의 변화에 따라 찾아오는 철새의 종과 개체수도 변화가 있다고 한다. 1코스 중간지점 ‘따오기복원센터’에서는 따오기가 새끼들을 부화해 적응훈련을 하고 있었다. 늪으로 나와서도 서식환경이 잘 보존되어 잘 살 수 있기를 바란다.

우포늪생태관으로 이동해서는 노용호 관장의 설명을 들었다. 주메마을에 얽힌 사연, 습지의 중요성, 습지모형 시연, 식물 등에 관한 설명이 이어졌다. 우포늪 북쪽에 위치한 주메마을에 선대 때부터 4대째 터를 잡고 우포늪과 함께 살아오신 분이라는 그는 일제시대 때 우포늪 주위를 논으로 개간하여 강탈한 언급도 했다. 우포늪 남서쪽에 위치한 논을 자연습지로 복원하게 되고 습지복원센터가 들어올 계획이라고 한다. 뚜벅이 방문객들에게 습지, 생태계에 대한 정보를 조금이라도 쉽게 전달해주려고, 율동을 가미한 해설을 해주신 덕분에 흥미롭게 들을 수 있었다.

답사 전 대상지에 대한 스터디는 필요한데 이번에는 이미지 몇 컷 보긴 했으나, 우포늪에 관련된 지식이 무방비 상태로 답사길에 올랐다. 우선 원시의 자연을 대하는데 여러 정보를 대입시키며 보는 것 보다 그냥 느끼고, 마음을 비우고 걷고 싶은 마음이 컸다. 어차피 1~2시간 코스로 우포늪 전체를 보는 것도 불가능하기에 마음 편하게 걸었다. 답사 후에는 우포늪 관련 다큐나 서적을 접하면서 다음에 다시 찾아오기로 다짐을 했다.

우포 답사에서 느낀 것은 ‘인간도 자연의 일부’라는 생각이었다. 당연하고 진리인 이 말을 이번 답사 와서야 비로소 가슴으로 느끼게 되었다. 사람들도 공기 좋고, 물맑은 경치좋은 곳에서 살아가길 소망한다. 수많은 새들 입장에서도 우포늪은 아늑한 휴식처이며, 좋은 서식처라는 생각에, 새들에게는 이곳이 ‘천상낙원’이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세 번째로 답사에 참여하였는데, 평소 가기 힘들었던 대상지를 매번 불편함 없이 프로젝트를 이끌어 주신 한국조경신문 관계자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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