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이탈리아에서 열린 ‘제14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건축전’에서 한국관이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아 화제가 되고 있다. 많은 언론에 대서특필되면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은 물론이고 국내외적으로 한국 건축의 위상이 높아지는 발판을 마련했다.

물론 조경·정원분야도 영국 첼시플라워쇼에서 ‘황지해 작가’가 2012년 스몰가든부문 최고상, 2013년 쇼가든부문 최고상을 받음으로써 전 세계에 한국 정원의 아름다움을 알린 경사가 있었다. 당시는 우리 정부의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거의 황지해 작가 개인이 이뤄낸 기록이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이번 수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베니스 국제건축전 출품과정을 살펴보면 빛나는 ‘관의 역할’이 있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커미셔너 선정 방식을 공모방식으로 전환하였고 이에 명망있는 권위자들은 대거 불참하였지만 참신한 신진작가들은 대거 참여했다고 한다.

또한 투명하게 운영하고 공정한 경쟁을 유도함으로써 문화행정의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평가도 받아왔다. 기성작가들의 프리미엄보다 신진작가들의 참신함이 불이익 받지 않도록 한 것은 중요한 대목이다. 이렇게 발굴돼 ‘황금사자상’의 주역을 맡은 조민석 커미셔너는 수상 후 각종 매체에서 대중스타와 같은 대우를 받고 있다. 새로운 ‘스타 건축가’가 탄생한 것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슬로건 역시 다시 한 번 증명됐다. 맹목적인 선진국 디자인 패턴을 추종하지 않고 우리 민족의 역사와 혼을 담은 것이 세계시장에서도 높은 호응을 받았다.

그동안 조경계에서도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여러 노력을 강구해왔고 활동들이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건축분야의 이러한 활동에서 배울 점을 찾아야 한다. 우선 신진작가들의 발굴과 육성이다. 우리 조경계에도 역량 있는 신진 조경가 및 해외파 조경가들이 포진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들이 활발하게 할 수 있는 토양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또한 산업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스타 작가’의 탄생 시스템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발굴해서 육성하기 위한 집단의 강력한 의지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도 정례화 된 국제 공모전, 가든쇼와 같은 행사가 필요하기도 하다. 우리에게도 열린 자세의 ‘관’이 존재한다면 더욱 좋을 것임은 당연하다.

여러모로 어려운 환경이 계속되고 있지만, 이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지금과 다른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들이 꾸밈없이 펼쳐지기 위해서는 유연한 토양이 요구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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