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색의 국화꽃에 설레임이 스며드는 9월이다. 요새 주인공은 단연코 ‘정원’이라 할 수 있다.

아름다운 정원과 꽃들이 활짝 피는 시기이면서 전국 여러 도시에서 정원공모 예선을 통과한 작품들 108개가 동시에 전시되는 중이고, 각종 정원 심포지엄 소식도 풍성하다. 방송인 김미화 씨도 용인에서 가든아카데미를 개설했다는 소식 또한 반갑다.

작년에 (사)푸르네정원문화센터, 한국정원문화협회가 탄생했고 18일에 한국정원문화학회가 출범하는 데 이어 25일에는 정원문화포럼이 국회에서 창립총회를 갖는다. 여기에 1982년 한국정원학회로 출발한 (사)한국전통조경학회가 다시 ‘한국정원학회’로 이름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여러 단체들이 ‘정원’이라는 이불을 함께 덮고서 동상이몽에 들어간 모양새다.

그런가하면 작년에 이어 마을정원 축제인 ‘성수동 동네꽃축제’가 10월 3일부터 5일까지 열린다. 또 한국조경신문에서는 일본 큐슈지역의 가드닝+마을만들기 결합사례를 전문가와 함께 답사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이제 가드닝은 마을과의 결합을 준비하고 있다.

되돌아보면, 역대 어느 시기에 이처럼 많은 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정원을 노래했던 적이 있었는가?

형형색색 가을국화를 위한 ‘모듬정원’ 같다. 불과 1~2년 전만 하더라도 이렇게 풍성한 정원문화는 없었다. 작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6개월 동안 국민들의 가슴을 정원으로 수 놓은 결실로, 작게 피어오르던 불꽃들이 마침내 폭발하는 팽창의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정원문화를 만들고 있는 주인공들의 얼굴을 좀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립수목원에서는 가족들이 만든 생활정원 9개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인천 드림파크에서는 서구 주민들이 만든 20개의 우리네정원이 작가들 5개 작품과 함께 선보이고 있다. 정원의 도시 순천시에서는 처음으로 전국 단위 한평정원 공모전을 열고 순천시민 34개팀 작품과 학생팀 34개, 작가팀 10개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수백 여명의 시민과 학생, 가족들이 정원만들기 경진대회에 지금 참가하고 있는 것이다.

성수동에서는 2년째 동네주민들과 정원축제를 열 준비를 하고, 가드닝 전문가들은 마을과 결합하는 새 모델을 찾기 위해서 일본으로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분명하게 여러 지역의 시민들이 자발적이고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음 주에는 심포지엄 소식도 풍성하다. 한국마스터가드너협회가 국제마스터가드너컨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고, 정원문화포럼의 창립 심포지엄, 도시농업연구회의 정원문화 심포지엄이 각각 수원, 서울, 대구에서 동시에 열린다. 전문가들도 정원문화 큰 수요를 맞아 부지런히 쫓아가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펼쳐보려니 숨 가쁘기만 하다.

정원문화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정원 무대에서 이용하고 즐기는 수요자 입장으로 접근해야 한다. 수요자가 천양지차로 분포돼 있는 관계로 정원문화 또한 정말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다.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함께 호흡하려는 자세가 기본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정원문화의 팽창을 맞이하면서 이 가을에 시 한편을 남긴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 너도 그렇다” - 나태주 ‘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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