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 센트럴파크가 있다면, 대한민국 서울에는 ‘서울숲’이 있다.

18세기 조성돼 지금은 세계적인 공원이 됐지만 “만약 센트럴파크가 없었다면, 지금 뉴욕은 그만 한 크기의 정신병원이 생겼을 것”이라는 메시지는 초고밀도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는 우리에게도 의미 있는 메시지로 다가온다.

6월 18일은 서울숲 개원 10돌을 맞는 날이다. 아직 10년 뿐이기는 하나 서울숲이 시민과 우리사회에 끼친 영향은 매우 크다.

물론 그 규모나 역사성, 조성 배경이 뉴욕 센트럴파크와 사뭇 다르긴 하지만, 많은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조성되고 관리·운영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서울숲은 대한민국을 대표할 가치가 충분하다.

10돌을 맞아 서울숲에서는 당초 상징적 의미를 담은 행사를 준비해 왔으나 최근 메르스 사태로 말미암아 취소한다고 밝혀 아쉬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가을에라도 다시 기념하게 될 시간을 갖게 된다면 더 많은 시민들과 큰 뜻을 나눌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서울숲 10돌이 주는 여러 의미 가운데서 변화하는 도시공원의 기능과 역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시작 단계부터 서울그린트러스트 등 시민사회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시민 4000명과 70여 개 기업이 50억 원의 기금을 마련하고, 개원까지 3년간의 나무심기에도 시민 참여가 이뤄졌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개원 후 전개된 시민참여 및 자원봉사 프로그램은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을 변화시켜나가고 있다. 이처럼 서울숲은 지난 10년간 조성과 관리, 운영에 이르기까지 도시공원의 기능과 역할에 있어서 가장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서울시에 제2, 제3의 서울숲이 만들어지고 전국 주요 거점마다 이를 모델로 한 도시공원이 생겨나야 한다. 그러나 실상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

도시화는 빠르게 진행되면서 초고밀도화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개발이익이 우선시 돼 공원녹지에 대한 입지는 빠르게 좁아지고 있다. 여기에 2020년을 기점으로 도시공원 일몰제가 엄습해오면서 그나마 남아있던 공원부지들 마저 없어질 위기에 놓여있다.

공원이 지니는 사회경제적 가치를 따져볼 때 우리는 지금 ‘공원운동’을 해야 할 시기에 살고 있다.

녹지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는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이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건강한 미래를 위해 공원운동은 절실하기만 하다.

시대적 배경은 달랐지만 대한민국 서울숲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공원운동이 전개된 거점이었다. 서울숲 탄생부터 관리, 각종 프로그램 운영까지 시민과 함께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서울그린트러스트에게서 우리는 배울 점이 많다.

우리에게는 대한민국 대표 시민공원 ‘서울숲’이 있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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