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하양 작가 <사진 배석희 기자>

“우리 삶 속의 소중한 가치들을 투영할 수 있는 특별한 정원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 정원 속 거울 조각은 일상생활의 패턴과 변화들을 투영하고 데크 및 텃밭은 현실적인 일상공간으로 생활 속에서 경험하는 정원이다”

참가 계기 및 소감은? 
영국에서 공부하며 조경학과를 나왔다. 그러다 보니 정원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 정원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 한국에 와서 설계나 건설회사에 있다 보니 정원을 만들 기회는 없었다. 그러던 중 경기정원문화박람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응모했는데 당선되어서 뜻깊은 작업을 한 것 같다. 저뿐만 아니라 동료, 가족들도 같이 와서 나무도 심어보고 해보고 싶던 것들을 했다. 개인적으로 첫 작업이자 뜻깊은 작업이었다.

▲ 특별한 일상정원 <사진 박흥배 기자>

작품 콘셉트는?
일상정원이 큰 주제였는데 ‘항상 일상정원이 평범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이런 정원을 만들게 됐다. 특별한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줄 수 있는 정원으로 접근했다. 그래서 반사되는 물건을 사용하고 싶었다. 다양한 각도에서 보다 보면 다른 모습이 보이기 마련이고 반사되는 모습을 볼 때는 더욱 그렇다. 빛이 반사되고 다른 것이 반사되는 모습을 보면 특별한 것을 보는 듯한 기분을 준다. 이런 콘셉트로 시작해서 360도 돌아가는 시설물을 설치했다. 오시는 분들이 거울을 통해 다른 각도의 정원을 보고 가셨으면 한다. 학교에서 미술, 조소과 학생들이 설립한 협동조합이 있는데 그쪽에 가서 디자인 콘셉트를 보여주고 같이 작업했다. 뒤에 가벽도 마찬가지다. 가벽에 구멍을 뚫은 이유도 희끗희끗 보여주는 게 항상 다른 이미지를 주기 때문이다. 식재는 가을 느낌 주고자 갈대나 그라스류로 많이 심었다. 에키네시아의 경우 여름에는 꽃을 피우고 가을에도 꽃대가 예쁘다. 사계절 식재를 하고자 했고 혼합 식재라고 해서 영국스타일로 식재했다. 개인적으로 요즘 들어 정원이 예술적이고 이해할 수 없는 전시공간으로 사용되는 게 아쉬웠다. 정원은 결국 주거공간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편안함과 안락함을 줘야 하는데 작가주의로 어렵게 다가가는 느낌을 받았다. 정원을 조성하면서 안락함과 편안함을 주고자 더욱 신경썼다.

박람회를 준비하면서 어려움이 있었다면?
정원 조성지인 공원 자체가 습기가 많아서 배수가 잘 안 되는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내가 만든 정원의 경우 더욱 그렇더라. 모래 등을 이용해 배수를 도와주려고 했지만 여전히 나무는 비실비실해져 가고 있다. 장소를 계획할 때부터 정원 조성에는 너무 습한 지역이기에 배제했었으면 작업이 더 수월하지 않았을까? 준비단계에서 조금 아쉬웠다.

▲ 특별한 일상정원 <사진 박흥배 기자>

어려움은 아니지만 개최 시기에 대해 아쉬움이 있다. 보통 정원과 관련된 박람회는 여름에 열리지 않나? 영국 같은 경우 첼시플라워쇼 등이 여름에 열린다. 그때 제일 화려한 수종이 많이 나오니까. 경기정원문화박람회는 가을에 하다 보니 가을 정취를 낼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됐지만 관람객 입장에서는 어렵지 않았나 생각한다. 여름에 다양한 수종을 보여주면서 여는 게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박람회에 대한 평가 및 발전방안은?
관계자들이 정말 많이 도와주려고 했다. 나 같은 경우 처음이고 필요한 것이나 모르는 게 많았는데 경기농림진흥재단이나 안성맞춤랜드 담당자도 더 많이 도와주려고 노력한 것 같아 감사하다. 경기정원박람회의 경우 내가 펼치고 싶은 것을 충분히 할 만큼 재정적인 뒷받침이 있어 전시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다른 박람회와 같이 타이트한 재정이면 더 어려웠을 것이다. 본의 아니게 1년 미뤄졌는데, 조금 지치기도 했지만 준비 과정이 길어서 오히려 잘 된 것 같기도 하다.

박람회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원이 조경의 일부분이 아닌 주거 공간과 밀접한 관계가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 나도 조경 쪽에 있었지만, 조경은 어떤 기능적이고 실용적인 면에 치우쳐 있다면 정원은 실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조경과 달리 정원은 관리가 필요해도 상관없다. 항상 가꾸면서 관리하는 게 정원 아닌가. 조금 다른 각도로 접근해야 하고 주거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인테리어나 원예, 품종 개발, 정원 소품사업 등 다양한 사업이 연계돼서 좀 더 큰 박람회가 개최되면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특별한 일상정원 <사진 박흥배 기자>

정원문화 발전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
아무래도 수종의 다양화일 것 같다. 첼시플라워쇼를 보면 새로운 품종을 가지고 나와서 시민들에게 보여주고 정원 작가가 그걸 심어서 시민들에게 보급시킨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한정된 수종을 가지고 하다 보니 정원이 비슷해 보일 수밖에 없다. 나아지고는 있지만 품종 개발 쪽에서 다양한 수종을 가지고 정원작가와 같이 전시하다 보면 사람들이 그것을 가져다가 집에 꾸미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품종의 다양화와 보급화 부분이 정원문화 발전을 위해 시급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향후 작품계획은?
이번에 나는 첫 단추를 끼웠다. 지금은 박사 과정을 하고 있는데 공부도 하면서 작가 활동도 하고 싶다. 특별히 정해진 일정은 없지만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또 다른 공모전에 참가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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