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그린 가이드’는 프랑스인을 위한 여행 가이드이다.

미슐랭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이 생소하지만 우리는 이미 볼록한 캐릭터가 재미있는 ‘미쉐린타이어’를 생각하면 금방 기억이 날 것이다.

이 회사에서 운전자에게 필요한 여행 정보를 담아 1900년에 발간한 게 시초이며, 자동차 여행을 부추키기 위한 타이어회사의 마케팅전략이 기원인 셈이다. ‘미슈랭 그린가이드’는 ‘론리 플래닛‘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권위를 인정받는 여행 가이드이며 150만부의 발행부수와 52개국에서 발간된다.

이 ‘미슐랭 그린 가이드 한국판’이 얼마 전에 발간되었다. 미슐랭이 뽑은 한국의 꼭 가볼 만한 곳과 추천하는 곳, 흥미로운 곳 110곳에 별점을 준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110곳에 선정되지 않은 곳이 가볼 만한 곳이 아니라는 것은 아니며, 단지 외국인이 한국에 왔을 때 정보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외국인이 한국의 도움이나 간섭을 받지 않고 순전히 자의적으로 제작된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선정된 곳의 면면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고궁과 전통마을, 별서정원과 국립공원, 사찰, 박물관 그리고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곳 등을 소개하고 있다.
좀 더 이야기하자면 모든 곳에서 조경전문가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세계인의 관심과 조명을 받으며 소개되는 곳이 조경전문가의 역사적 고찰과 각종 환경분석 그리고 본래의 주제를 스토리텔링으로 풀어주는 것에 시선이 집중된다는 표현을 할 수 가 있다.

기존 ‘미슐랭 그린 가이드’가 150쪽 미만인데 이번 한국편은 450쪽에 이르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가봐야 할 곳이 암만 축약을 해도 이 정도는 소개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해보면 흐뭇한데 한편으론 소개되지 못한 우리나라의 진면목을 더 보여주는 것은 우리가 추가로 만들어야 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든다.

이따금씩 ‘한국방문의 해’라고 하면서 홍보물을 만드는데 외국에서 우리나라를 소개하는 책자를 살펴보면 살짝 부끄러운 마음마저 든다.

한 나라의 문화가 외국에 소개되는 것은 국력하고도 상관이 있다. 암만 좋은 관광자원이 있더라도 땅속에 묻혀있고 숲속에 가리워져 있으면 알 수가 없고 세상에 베일을 벗고 나오더라도 훼손이 된다면 그 가치는 없어진다. 수려한 금수강산과 전통문화를 잘 보전하고 친환경적이며 생태적으로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국력이고 그 중심에 조경전문가들의 역할이 중요한 책임으로 나타나는 것이 그 이유이다.

지금이 어려운 경기라서 국내 산업이 모두 위축되고 있는데 돌이켜 보면 어렵지 않은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던가를 생각해보고, 또한 그 어려움을 모두 극복하고 오늘에 이르러 세계에서 주목받는 국력을 가진 대한민국을 만들지 않았는가. 성실하고 창의적으로 살아가는 조경인들의 더 큰 분발을 기대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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