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경인 뚜벅이 프로젝트 투어’ 7월 행사로 ‘북한산 둘레길’을 걸었다.

장마는 시작됐지만 ‘조경인 뚜벅이 프로젝트 투어’은 이번 달에도 어김없이 진행됐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뚜벅이 탐방대가 모인 이달의 장소는 바로 ‘북한산 둘레길’이었다.

2009년 수직적 등산 문화로 인한 자연훼손을 지양하고 수평적 탐방문화를 정착해 자연보호 및 보존을 유도하기 위해 만들어진 북한산 둘레길은 현재 21개 구간이 개통돼 있다.

그 중 뚜벅이 탐방대들이 걷게 된 구간은 솔샘길, 흰구름길, 순례길 등 3개 구간으로 총 8.4km다.

뚜벅이들은 정릉 탐방 안내소에서 국립공원관리공단 김동수 북한산관리사무소 탐방시설과 계장의 북한산 둘레길의 추진현황에 대해 들은 후 솔샘길을 향해 걸었다.

솔샘길은 정릉 주차장부터 북한산 생태숲까지 2.1km의 구간으로, 예로부터 소나무가 무성하고 맑은 샘이 있어 ‘솔샘’이라 불리는 곳이다. 특히 북한산 생태숲은 성북구의 대표적인 도시공원으로 작은 꽃길을 따라 야생화단지가 잘 조성돼 있었다.

또 둘레길 중간 중간마다 삶의 여유를 주는 세계 각국의 명언들이 담겨 있었는데, 그 중 ‘누군가 삶이 고달프다고 말하는 것을 들을 때면 나는 이렇게 묻고 싶다. 누구랑 비교해서?’라는 미국 시드니 J. 해리스의 명언은 뚜벅이들의 걸음을 멈추게 했다.

북한산 생태숲부터 이준열사 묘역 입구까지 4.1km가 ‘흰구름길’ 구간이다. 이곳은 솔샘길보다는 걷기에 난이도가 조금 있는 코스이지만, ‘고진감래’라는 말을 절로 떠올리게 한다. 울창한 숲과 아담한 오솔길을 따라 조금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쯤 12m 높이의 ‘구름전망대’를 만나게 되는데 이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서울 도심의 멋진 경관이 그 힘듦을 말끔히 씻어주기 때문이다.

또 흰구름길을 걸으며 탐방대들은 북한산의 맑은 계곡에 연신 감탄했다. 그 중 물이 맑고 수량이 풍부해 대궐 궁중 무수리들의 빨래터와 휴식처로 이용됐다던 ‘빨래골’을 지나기도 했다. 맑은 물을 지날 때마다 탐방대들은 얼굴과 손을 씻으며 탐방 중 흐르는 땀을 식히며 북한산 둘레길 탐방을 계속 이어 나갔다.

뚜벅이들이 걸은 마지막 구간은 자유·민주·정의가 살아 숨쉬는 ‘순례길’ 구간이었다. 이준열사 묘역 입구부터 솥밭근린공원 상단의 2.3km에 해당하는 이 구간은 독립유공자 묘역이 조성돼 있는 구간으로, 우리 조상의 불굴의 독립정신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헤이그밀사였던 이준 열사와 초대 부통령인 이시영 선생의 묘소, 조국을 위해 꽃다운 청춘을 바친 17위의 광복군 합동 묘소 등 모두 12기의 독립유공자 묘역이 조성돼 있으며,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이들이 잠들어 있는 4.19 민주묘지도 만나볼 수 있다.

뚜벅이들은 국립 4.19 민주묘지 전망대에서 나라를 위해 몸 바쳐 투쟁했던 이들을 위해 묵념의 시간도 가졌다.

북한산 둘레길은 공원 내 쓰레기를 가져오면 포인트를 제공하고 이용자들은 쌓여진 포인트로 공원시설물 이용 및 상품 교환을 할 수 있는 ‘그린 포인트제도’를 운영하고 있었다. 이날 뚜벅이들도 자신들이 싸온 도시락 쓰레기를 비롯해 둘레길 탐방 중 보게 되는 쓰레기를 주어 가방에 담아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참을 오르다 숨이 차오를 때 쯤 다시 평탄한 길을 만나기도하고, 내리막길을 걷기도 했던 북한산 둘레길은 마치 우리의 인생을 닮아 있었다. 인생이라는 것은 항상 오르지만도, 그렇다고 내려가지만도 않다는 것을 알려준 7월의 비 내리는 뚜벅이 탐방이었다.

▲ ‘조경인 뚜벅이 프로젝트 투어’ 7월 행사로 ‘북한산 둘레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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