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영일 한국공원시설업협동조합 이사장
‘어린이놀이시설 단체표준’ 시행을 둘러싼 한국공원시설업협동조합과 (사)한국놀이시설생산자협회, (사)한국환경조경자재산업협회, 대한스포츠용구공업협동조합 간의 다툼이 점차 뜨거워지고 있다. 이에 노영일 한국공원시설업협동조합 이사장을 만나서 어린이놀이시설 단체표준에 대한 생각을 묻고 현재 조경계에서 이슈가 되는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편집자 주>



어린이놀이시설 단체표준(이하 단체표준)을 오랜 기간 추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단체표준에 대해 우리 조합의 수익사업이라는 오해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실상은 조달청에서 진행되는 나라 사업이다. 조달청 인증이 난무하다 보니 간소화가 필요했고 이에 조달청에서 요구한 것이다. 조달청은 현재 MAS등록을 위한 자격으로 단체표준과 KS마크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공원시설들은 국가 산업 분류가 돼 있지 않다. ‘어린이 놀이시설 장벽’ 하나만 돼 있다. KS마크는 벤치 하나만 있지만, 포장재의 경우에는 다 돼 있다. 이런 것들을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과 크게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기에 충분히 오해할만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KS마크나 안전에 관한 법률이 있지 않나?
단체표준과 안전은 별개 문제다. 안전에 대한 검사와 제품에 대한 검사는 전혀 관계가 없다. 규격은 제품에서 주로 다룬다.
또한 KS마크는 안전과 제품 두 가지 방향으로 분류하는데 현재 어린이놀이시설은 안전에 관한 내용만 국가표준으로 되어있다.

단체표준이 필요한 이유는?
현재 한국의 석재, 헬스시설은 중국의 저가 업체에 많은 부분 잠식을 당했다. 몇 년 후 한중 FTA가 체결된다면 이런 문제는 더 심화될 것이다. FTA를 체결하며 국가에서 국내업계보호를 위해 나서는 점은 국제 무역마찰로 이어진다. 이에 민간에서 단체표준을 만들어 업계를 지키기 위해 장벽을 쌓는 것이다. 물론 외국에서도 보통 이런 식으로 장벽을 쌓곤 한다.

그렇다면 예정대로 단체표준은 시행한다는 입장인가?
조달청이 공고를 했다. 이건 무조건 해야 한다는 의미와 같다. 현재 조달청은 단체표준을 하지 않는다면 MAS등록을 못하게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공고를 하지 않았다면 다른 단체의 주장대로 가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이미 결론은 난 상태이다. 다만 가능한 것은 조금 더 기한을 연기하는 방법뿐이다.

단체표준이 너무 어렵다는 이야기도 있다.
국가사업이기에 교육도 필요하고 3개월 동안의 실적이 필요하기도 하다. 품질에 관련된 것인데 그렇게 하지 못하면 ISO나 Q마크가 다를 것이 없다. 원래 단체표준은 KS마크보다 더 어렵게 만들어야 하지만 민간에서 만들기에 업체들 편의를 최대한으로 봐주고, 이에 업체 측에서는 KS마크를 획득하는 것보다 더 쉽게 느껴질 것이다.

제도적 문제점을 강조하는 것 같다?
문제점이라기보다는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어린이놀이시설은 시행령으로 돼 있고, 나머진 조례와 규칙 등 하위제도로 돼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는 우선순위에 밀리기에 마련이다.
제도적인 뒷받침이 없이 사업하니까 피해의식에 사로잡히고 사회적 약자의 역할만 하기 마련이다. 이에 투쟁이 필요하다.
내 임기 내에 몇 가지 사업은 이뤄놓으려고 한다. 이런 목표를 위해서는 자재업을 하는 업체들이 많은 협력을 해줘야 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조합이나 개인적인 영리의 목적은 절대 아니다. 다 같이 살자는 것이다.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검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2016년까지 어린이놀이시설을 보수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서울시를 제외한 지방에서는 그 속도가 매우 더디다. 결국 차일피일 미루며 정부 지원을 기다리는 것이다. 이러다 보면 안전검사 자체가 없던 일이 되는 그런 최악의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현재 한국은 보육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어린이놀이시설은 가장 기본적인 보육시설이자 공공시설이다. 아이들을 위해 가장 우선시 해야 하는 시설이다.
안전검사 조기 집행을 위해선 국가가 아닌 업체가 나서야 한다. 업체들도 언제까지고 기다리기만 하면 안 된다.

얼마 전 조경박람회가 끝났다. 이번 박람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업체에서 자기 회사를 PR하는 시간, ‘나는 조경가다-시즌2’, 각종 세미나 등 많은 관람객을 동원하고 성황리에 치러진 것 같아 기분이 좋다. 한국조경사회와 많은 조경인의 노력 덕분에 잘 치른 것 같다.
다만 시설이 조금 편중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포장재 회사가 너무 적고, 시설물은 대부분 놀이터 위주로 구성됐다. 이렇게 되면 관·설계사무소에 어필하기 힘들다.
또한 과다한 부스비용, 시기적인 중복으로 업체들도 힘들다는 문제점도 있는 것 같다. 아울러 조경박람회는 한국조경사회의 수익사업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격년제로 운영하거나 박람회를 야외에서 진행하는 등 여러 가지 방안에 대해 검토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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