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정섭 정원문화포럼 초대회장


“정원문화는 특정 분야가 주도해서 성공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참여해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함께 융합할 때 정원문화는 국민생활 속에서 정착할 수 있다.”
정원문화 활성화의 해답이 ‘융합’에 있다고 보고, 이를 기치로 내세워 출범한 정원문화포럼의 초대회장 송정섭 박사의 말이다.
송정섭 정원문화포럼 초대회장은 조경, 원예, 임학 등 다양한 전문가가 ‘정원문화’라는 이름을 중심으로 뭉치고 융합할 때 정원문화 활성화가 이뤄진다고 말한다.
정원문화 활성화의 핵심이 융합이라고 말하는 송정섭 정원문화포럼 회장을 만나 포럼의 사업계획 등에 대해 들어 봤다.

정원문화포럼 창립을 축하한다. 소감 한마디 한다면?
1년여 준비를 거쳐 지난달 25일 출범했다. 사실은 4월 창립총회를 준비했었지만, 세월호 참사로 부득이하게 연기되면서 1년 만에 창립총회를 하게 됐다.
정원문화포럼은 특정분야 전문가 모임이 아니라 조경, 원예, 임학,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정원문화 활성화라는 가치를 들고 모인 융합조직이다. 때문에 회장은 각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조율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부담도 되지만, 융합이라는 기치 아래 토론과 양보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 갈 수 있도록 하겠다.

정원문화가 사회적인 이슈로 부상했다. 그 배경과 의미는?
선진국인지 아닌지를 가름하는 잣대 중 하나가 꽃의 소비다. 즉 소득이 많을수록 꽃의 소비도 증가하고, 정원을 통한 정신적 행복을 추구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경제적 수준이 낮았을 뿐만아니라 아파트 중심의 주거문화 등 이유로 정원에 대한 관심이 적었던 게 사실이다. 최근들어 소득수준이 2만5000달러가 넘으면서 정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변 환경적으로는 몇 년 전부터 전국적인 붐이 일고 있는 도시농업의 활성화도 정원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산업적인 측면에서 보면 정원의 부상으로 조경, 원예, 임학 등 각 분야의 활로모색 차원에서 각자의 방식에 따라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도 정원이 뜨고 있는 이유다.

정원관련법을 산림청이 주도하면서 조경, 원예 분야에서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에 대한 의견과 이런 시각차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사실 산림청에서 정원관련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산림청의 법개정 작업이 그들만이 선점하고 주도하기 위함인지 아니면 정원문화를 활성화 시키기 위한 의도인지가 핵심이다. 만약 전자에 해당된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정원문화는 어느 한 분야에서 장악해서 추진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참여하고 함께 만들어가야 할 문화다. 때문에 정원문화포럼은 산림청이 정원문화를 장악하기 위함인지 혹은 정원문화를 활성화시키기 위함인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견제와 감시도 병행함으로써 우리나라 정원문화가 올바르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정원산업과 정원문화 시장은 커져야 한다. 이것은 어느 한 분야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며, 그렇게 해서도 안된다. 정원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참여해야 가능한 일이며 그래야 건강한 정원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다. 이와 함께 관련 분야들도 발전하게 될 것이다. 조경, 원예 산업발전을 위해 정원에 다가서는 게 아니라 정원산업 발전을 위해 각분야가 소관영역에 다가선다는 것이다. 포럼의 기본정신이 바로 여기에 있다. 포럼은 정원과 연관된 다양한 분야가 모여 한 목소리를 냄으로써 우리나라 정원산업과 정원문화 발전을 선도해 갈 것이다.

창립총회를 산림청 국립수목원이 주관했다. 그래서 정원문화포럼을 산림청에서 움직인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포럼이 산림청에 의해 만들어졌고, 산림청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은 오해다. 지난해 순천만정원박람회가 끝날 때 원예, 조경, 임학 전문가가 모여서 정원은 특정 분야에서 추진할 사안이 아니며 융합을 통해 활성화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는데, 이게 포럼의 출발이다.
당초 4월 말 창립총회를 국립수목원과 공동으로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세월호 참사로 연기되었고 포럼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되었지만 좀 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이번에 추진하게 된 것이다.
이번 창립총회 및 심포지엄은 국립수목원의 수목원 식물원 워크숍과 병행했다. 우리 포럼은 기존의 협회나 단체에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 각 분야가 융합되어 새로 시작하다보니 창립기반이 없어 기본 동력이 필요했으며 또 유사한 성격의 심포지엄이나 토론은 통합되어 시너지효과를 높이는 추세이기 때문에 나름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 자리를 빌어 공동으로 주관해 준 국립수목원 측에 감사드린다.

사단법인 등록은 어느 부처에 어떤 절차를 거쳐 추진하나?
법인등록 문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산림청에서 오라는 요청을 받은 상태지만, 우리는 산림청 이외에도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 국토교통부, 농촌진흥청 등 정원관련 부처를 대상으로 다각적으로 알아보고 있다. 내부적으로 다양한 의견이 있으며 시간을 갖고 지속적인 논의와 조율을 통해 결정할 예정이다. 개인적으로는 정원관련 단체가 어느 한 부처에 올인하는 것 보다는 다양한 부처에 포진하여 정원을 중심으로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정원산업과 정원문화 발전을 위해 더 유익할 것으로 생각한다.

포럼은 융합을 기치로 내걸었다. 정원문화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를 어떻게 조율 할 것인가? 
포럼의 가장 큰 가치는 융합이다. 정원은 이해득실에 의해 움직이면 안 되며, 정원문화 활성화라는 기치 아래 각 분야에서 각자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가령 조경은 활로모색 차원에서 정원에 접근하고 있고, 원예는 생산중심에서 소비중심으로 변화를 꾀하기 위해 정원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각 분야의 이해득실만 고려해 헤게모니 싸움이 된다면 정원산업 활성화는 요원해진다. 포럼의 본질은 정원문화가 우리 국민들 생활문화 속에 깊숙이 파고 들어가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포럼 운영의 시각은 특정 전문분야가 아니라 정원을 가꾸고 싶어하는 일반 국민들 시각으로 봐야 할 것이다. 자기 분야보다는 정원이라는 핵심가치가 맨 앞에 있어야 하는 이유다. 정원이 우리 생활문화 속에 정착하게 되면 각 분야의 발전은 자동적으로 이뤄진다. 모든 산업분야에서 융합이 대세인 이유기도 하다.

포럼의 구성을 보면 원예, 임학에 비해 조경의 참여가 상대적으로 적다. 이유가 무엇이며, 앞으로 협력 방안은?
포럼은 현재 18명의 이사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중 5명이 조경과 관련된 분들이다. 적은 인원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포럼 정관에 이사를 30명 내외로 했다. 앞으로 융합을 통한 정원문화 활성화에 관심있는 전문가면 누구나 영입할 계획이다. 정원문화포럼인 만큼 정원전문가도 좋지만 문화쪽 전문가를 더 영입했으면 한다. 정원의 가치확산을 위한 일반인 파급효과는 정원 전문가보다는 문학인이나 예술인들 영향이 더 큰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원문화 활성화 방안은?
소득이 2만5000달러임에도 우리는 아직까지 정서적으로 가난한 상태다. 꽃과 식물에 대한 관심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다. 메말라버린 정서를 회복하기 가장 좋은 방법이 꽃과 정원이다. 이런 꽃과 정원의 가치에 대해 일반인에게 확산시켜 나가는 게 우리 포럼의 역할이며, 이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갈 것이다. 정원관련 정책, 연구, 사업, 박람회나 축제 등 다양한 행사에 기획, 자문, 컨설팅 등을 추진할 계획이며, 미래세대인 학생들에게 꽃, 식물, 자연의 가치를 전달하는 학교교육 방안도 궁리해 갈 것이다.

정원문화포럼의 사업계획은?
정관에는 정원관련 정책연구, 전시 등 10여개가 넘는 관련 사업이 망라 되어 있다. 조만간 1박 2일 일정으로 브레인스토밍을 가질 예정이며, 그 자리에서 핵심사업과 2015년도 사업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현재 상태에서 말할 수 있는 건 1년에 2회 정도 심포지엄이나 워크숍을 통해 정원문화를 알리는 사업 그리고 정원관련 단체와 함께 정원문화 활성화를 위한 방안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다는 정도다. 또한 꽃박람회나 정원박람회의 기획, 심사, 자문 등을 통한 지원과 컨설팅 역할도 사업계획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꽃이나 정원의 가치에 대해 한마디 한다면?
사람은 식물을 떠나 살수 없는 존재다. 꽃에 대해 30년 가까이 연구하다 보니 왜 현대인들이 꽃(식물)과 함께 살아야 하는지 곰곰 생각하는 습관이 생겼다. 우리의 정서적인 행복을 결정짓는 잣대는 꽃, 식물, 정원이다. 행복하려면 사람은 꽃과 함께 살아야 하는데 우리는 여전히 꽃은 사치품이라 생각하며, 식물과 자연을 사랑하는 문화가 거의 없다. 꽃을 사는 경우도 행사 때 이외에는 드물다. 선진국일수록 꽃과 식물의 생활 속 이용문화가 잘 정착되어 있다. 꽃이나 식물을 살 수 있는 그런 문화가 필요하며, 꽃이나 정원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
더 바란다면 아파트 문화를 청산해야 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만큼 아파트 베란다에라도 작은 실내정원을 만들어 식물과 꽃과 교감해야 할 것이다. 주택에 살면서 정원을 갖는 게 꿈이겠지만 4계절 꽃(식물)과 함께 하면서 살수 있다면 축복받은 삶일 것이다.

하고 싶은 말?
정원이 생활문화에 정착하려면 조경만의 노력으로, 원예나 임학, 디자인만의 노력으로는 안 된다. 철저하게 분야를 뛰어넘어야 가능하며, 그렇게 해서 정원의 시장이 커지면 각 분야도 자연스럽게 발전하며 규모가 커지게 된다. 자기분야의 이해만을 위해 접근하지 않길 다시 한 번 당부드린다.

송정섭 회장은?
송 회장은 자생식물 관련 내용으로 석·박사를 취득한 후 농촌진흥청에서 화훼연구자로 30여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화훼 품종육성, 자생식물의 화훼화 등의 연구활동에 매진해왔다.
지난 6월 말 명예퇴직한 이후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으며, (사)한국도시농업연구회장으로도 일하고 있다. 꽃, 정원, 생활원예, 도시농업 분야 발전을 위해 SNS를 통해 365일 오늘의 꽃이야기, 관련분야의 교육, 컨설팅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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