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남춘 2014 URBIO 조직위원장
‘제4회 도시의 생물다양성과 디자인에 관한 국제학술회의(URBIO)’가 지난 10월 9일부터 12일까지 송도 포스코글로벌R&D센터에서 열렸다. ‘도시와 물 - 보전과 복원, 그리고 생물다양성’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총회는 20여개 국에서 40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인천 선언문’을 채택했으며, 인천선언문은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BD COP)에 채택된 ‘평창선언문’에 많은 부분이 포함되는 성과를 거뒀다. URBIO총회의 개최부터 인천선언문 채택 그리고 평창선언문에 포함되기 까지 모든 과정에는 김남춘 2014 URBIO 조직위원장(단국대 녹지조경학과 교수)이 있었다. 2014URBIO의 성공적인 개최와 더불어 인천선언문의 이행과정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될 김남춘 전 조직위원장을 만나 도시생물다양성의 비전과 향후 추진 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2014URBIO의 성과는?
도시에서 생태계서비스를 향상시키기 위해 어떻게 도시생물다양성을 유지, 보전, 복원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토론한 귀중한 자리였으며, 도시생물다양성과 설계를 다루는 의미 있는 총회였다. 앞으로 생태계서비스와 도시의 회복력은 도시문제에서 중요한 이슈로 부각될 것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도시생물다양성 증진이 제시되고 있다. 이런 도시생물다양성을 홍보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특히 이번 행사를 계기로 자연환경보전사업 대행자들 모임인 ‘자연환경보전협의회’가 한국환경계획조성협회 산하 단체로 만들어졌으며, 환경부는 도시생물다양성 포럼을 올해 초부터 실시하고 있는데,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천선언문에 어떤 내용이 담겼나?
도시생물다양성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많다. 그런 측면에서 도시생물다양성을 알리고 홍보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세부적으로 도시생물다양성에 대한 기초지식 및 생물정보를 구축하고, 구축된 정보를 지방행정가에게 전달함과 동시에 국제적으로 교류하자는 내용이 담겨있다. 특히, 20개의 아이치 생물다양성 목표를 도시에서 이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며, 지방정부의 생물다양성계획(LBSAPs)을 수립할 수 있도록 과학자나 기술자들이 도움을 주기 위한 내용으로 구성됐다.

‘지방정부의 생물다양성계획(LBSAPs)’은 무엇인가?
지방정부의 생물다양성계획은 지방정부에서 수립하는 기본계획으로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해 보전, 복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는 지방정부의 생물다양성계획이 정책의 주류화가 되길 기대한다. 즉 지방정부에서 모든 정책을 추진할 때 생물다양성계획을 우선 고려 대상으로 삼고, 정책 추진 때 이를 반영하도록 하는게 URBIO의 계획이다. 현재 도시생물다양성 관련 사업은 단편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계획이 수립되면 사업들이 체계적으로 추진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생물다양성계획 수립 현황은?
현재 우리나라는 강원도와 경상도가 올해 수립했다. 내년에는 서울, 인천, 수원 등에서 생물다양성계획을 수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가생물다양성계획을 보면 우리나라는 2018년까지 8개 지자체(광역단체)에서 수립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총회에서 도시생물다양성에 대한 데이터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어떤가?
맞는 말이다. 도시생물다양성의 증진을 위해서는 도시생물다양성 관련 데이터를 확보한 한 후 이를 근거로 설계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번 총회에서 비중 있게 논의된 내용도 관련 데이터 확보의 시급성과 설계와의 관계에 있었다. 관련 데이터를 확보하고 만들어가는 게 쉽지만은 않다. 우리 현실에서는 비오톱지도를 우선 만들고 이를 통해 조금씩 데이터를 확보해 가야 한다. 지역별 혹은 국가별로 관련 데이터가 확보되면 국제적인 교류를 통해 공유하고, 향후에는 일정한 공식을 만들어 설계 때 의무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하려 한다.

우리나라 생물다양성지수는?
도시의 특정공간에 생물다양성을 평가할 수 있는 지수는 없다. 기관에서 비슷한 지수를 만들고 있지만, 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특정 공간을 대상으로 삼고 있는 생물다양성지수와는 차이가 있다. 생물다양성지수는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사안이다. 개인적으로 환경부의 ‘도시생물다양성포럼’이 내년에도 이어진다면, 생물다양성지수와 지표를 만들 수 있는 내용을 다루도록 할 계획이다.

도시생물다양성 증진 방법은?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도시의 공원녹지에 대한 생태적 건강성을 재평가하는 방법도 필요하다. 이용 중심으로 조성된 지금의 공원녹지를 생물다양성을 위한 공간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공원녹지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 뮬러 URBIO 회장이 어바이오지수를 만들어서 독일의 건물주변, 공원, 학교 등을 대상으로 6개분야 24개 지표로 평가한 사례가 있다. 우리도 우리만의 생물다양성지수를 만들어 도심의 공원녹지를 재평가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도시생물다양성 현황은?
우리나라는 도시생물다양성에 대한 기초연구가 많이 부족하다. 국가적인 접근도 중요하지만, 도시마다 생물다양성의 증진 방법 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도시생물다양성의 핵심인 도시에서의 생태계서비스 향상과 도시회복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과 연구도 필요하다. 또한 친환경건축물 인증 때 생물다양성지수가 평가기준으로 추가돼야 한다. 가령 공원의 경우 생물다양성지수 평가를 통해 생태계서비스 취약지구를 찾아내 개선할 수도 있다. 이는 도시재생 차원에서 접근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계획 및 바라는 바가 있다면?
개인적으로 앞으로 2년간 URBIO 사무총장을 맡게 된다. 사무총장은 차기 대회인 멕시코총회가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게 되며, 내년에는 차기 총회 주제 등을 논의하는 자리에 참석하게 된다. 차기 대회인 멕시코 총회에서는 이번 총회의 결과와 이행과정 그리고 성과를 정리해서 발표할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총회를 계기로 모든 지방정부가 도시생물다양성과 설계에 대해 비전이나 계획을 수립해주길 바라며, 자연환경복원 분야를 도시재생에 중요한 분야로 인식해 도시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내용을 설계에 반영될 수 있는 길이 열리길 기대한다.

조경인에게 바라고 싶은 점은?
외래종 보다 자생종 중심으로 식재해 주길 바란다. 생물다양성을 생태계서비스와 도시의 회복력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이용 중심보다 생태환경적인 부분도 고려해주길 바란다. 앞으로 지방정부에서 생물다양성계획을 수립하면 조경분야에서 많은 사업에 참여 할 수 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정원이나 도시농업도 도시생태계서비스와 도시생물다양성과도 관련성이 크다. 조경인의 관심을 부탁하며, 시야를 넓게 가져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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