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지역과 도시 재생을 위한 마을 만들기 발굴에 나선다. 관 주도가 아닌 주민 주도의 움직임이 활성화한 곳은 어디일까? 주민들끼리의 자발적 모임이 활발한 곳에 주목한다. 이번엔 다양한 동별 마을공동체사업이 눈에 띄는 서울 은평구.

▲ 은평 마을공동체사업 성과 패널

마을공동체사업이 은평 마을에 깃들었다. 다양한 주민 참여 활동이 지속가능한 형태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덕분에 구는 지난 2014년 서울시 교육 우선 지구 평가에서 최우수구로 뽑혔다. 올해는 서울형 혁신교육지구가 됐다. 지난 7월 16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실시한 민선6기 2015, 전국 기초 자치 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공약 이행 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특히 구는 동별로 다양한 사례를 만들고 있다. 은평구 마을 지원센터가 밝힌 마을 공동체 사업 참여 현황을 보면 이렇다.

갈현제1동 : 길곡리 다문화 가족, 소이캔들 만들기, 이웃사촌 커뮤니티 코오롱하늘채 아파트, 친환경 나눔으로 이웃 만들기, 마을미디어 사업

갈현제2동 : 마을 n카페, 다문화 도서관 바오바브나무 작공, 아빠 맘두부, 소리 나는 어린이집, 재미난장, 은평마을예술창작소, 틈, 갈마루북카페

구산동 : 은평거북이라디오, 달려라방과후, 길마중 숲에서 크는 아이들, 구산동 도서관마을 책톡먹톡, 도서관마을학교, 메이킹피플

▲ 은평구마을공동체지원센터가 구 마을 성과를 알리고 있다.

역촌동 : 한빛마을센터, 꿈꾸는 다락방, 초록길도서관, 신나는 에프터센터, 은평품앗이놀이터, 역마을협동조합, 다큐희망, 역촌벼룩장터

신사제1동 : 은평품앗이육아, 말랑말랑 공감놀이터, 엄마들의 배움터 모모, 동화나라 옹달샘, 방과후 놀이밥, 우리아이들이 행복한 마을

신사제2동 : 비단산 청소년 문화축제, 은평마을 시원한 책바람, 산새마을, 은평에 책바람불다

수색동 : 예술수색단, 물빛마을청국장, 지소공방, 인생은 70부터, 물빛마을벽화그리기

증산동 : 시루뫼예술공동체, 굿타동아리, 맞벌이가정은 이웃이 필요해, 숲으로 가자, 가족난타울림, 우리마을매거진학교

진관동 : 물푸레북카페, 꿈지락 도서관, 신나는 먹거리방, 아탐나, 은평구맘모이세요, 은빛오아버지회, 숲동이놀이터, 큰꿈도서관, 물푸레합창단, 북한산성마을공동체

불광제1동 : 독박골마을지킴이, 아소다소, 불광1동자원봉사캠프, 불광동상가번영회

불광제2동 : 마을상담소토닥토닥, 우리마을영화제, 은평도시농업네트워크, 힐링아버지까페, 바늘한땀

녹번동 : 마을무지개, 즐거운 반딧불이, 은평상상허브 라온소리, 은평공유장터, 생태보전시민모임, (사)은평상상, (사)초록

응암제1동 : 공간오즈, 산골마을, 은아모, 보고또보고, 응암푸르지오아파트누리회, 동네책장

응암제2동 : 백련산힐스테이트 1차 주민공동체정이품, 창작마을발전소, 커피브레이크, 마을기자단양성, 매바위마을 풍문으로 들었소

응암제3동 : 문화마을공동체모리, 흰돌회, 참다래 장독대

▲ 은평 물푸레 북카페 입구
▲ 2015 마을여행을 떠난 사람들이 은평구 이말산 체험을 하고 있다.

이중 구 대표 마을로 꼽히는 진관동 물푸레마을은 우리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고 싶은 엄마들이 생태육아공동체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물푸레나무가 많아 물푸레로 불리는 마을은 유기농텃밭을 가꿔 안전한 유기농 먹을거리를 생산하고 활동단체를 중심으로 마을의 생태를 보전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물푸레마을 엄마들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맡기는 대신 엄마들이 품앗이 형태로 숲동이 놀이터를 운영한다. 또 다양한 나무와 곤충, 수목의 변화를 엿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치유도 얻을 수 있는 생태체험도 운영하고 있다. 더불어 북카페 물푸레는 여성과 아이들을 위한 행복한 복합문화공간 프로그램들로 채워져 호응이 높다.

갈현2동 상상골목은 길마공원을 중심으로 다양한 공동체와 문화, 예술공방, 마을카페와 청소년 쉼터 등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으로 갈현2동 마을 활동의 중심지로 평가받고 있다. 구산동 도서관 마을은 단순히 책을 빌리는 곳이 아닌 지역과 소통하고 주민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 명칭이 도서관 마을인데도 이유가 있다. 책과 문화, 공동체와 이웃이 골목길에서 만나고 다시 마을 속으로 이어지는 곳인 이곳은 도서관 속에 마을이 있고 마을 속에 도서관이 있기 때문에 도서관 마을이라고 붙여졌다.

봉산기슭에 자리 잡은 작은 동네 신사2동 산새마을은 마을회관을 중심으로 텃밭도 가꾸고 아이들과 어르신을 함께 보살피는 사람 사는 동네이다. 일방적인 개발 논리에 밀려 잊힌 마을을 되살리고자 주민과 행정이 뜻을 모아 조성된 도시재생의 대표 사례로 뽑히고 있다. 은평마을지원센터는 이 산새마을 이야기를 엮어 동화책으로 만들었다. 마을여행을 하려는 외국인들을 위해 영어로도 되어 있다. 마을 주민들이 함께 한 한편의 정감어린 영어동화책으로 묶어진 것.

▲ 책자 마을을 기록하다

센터는 마을 주민들 활동이 담긴 사진책자도 자랑한다. 사진을 찍어준 이는 동네 주민 아저씨다. 마을회관에 마실 나온 어르신 모습 등 평소 취미를 살려 주민들의 일상을 사진으로 담아내고 있다. 모아진 사진들을 인쇄해 책자로 만드는 것도 적은 비용으로 할 수 있단다. 요즘엔 편집기술이 잘 발달해 사진만 컴퓨터로 전송해주고 원하는 디자인을 고르면 우리 동네만의 멋진 기록이 담긴 사진집을 가질 수 있다. 센터는 이렇게 모아진 마을기록집으로 전시를 한 적도 있다. 마을 주민도 보고 구경 온 방문객들도 보고, 그러면서 좀 더 큰 소통으로 나아가고 싶어 만들었다는 게 센터 측 설명.

최순옥 마을지원센터장은 “은평구는 관에서 주도하는 게 아닌 동별로 주민끼리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시민들의 마을공동체 활동이 기존 자치행정 정책에 수렴되고 있다”며 “아울러 현 구청장이 도시재생 공약을 내건 이후 주민들 안에서 두꺼비하우징 등 공익사업이 활발히 일어났다. 덕분에 2년 연속 최우수마을 사례로 꼽힐 수 있던 것”이라고 말했다. 최 센터장은 이어 “지속 가능한 은평구 마을공동체사업을 위해 주민, 활동가, 관 등이 긴밀한 네트워크를 이루며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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