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원경영자임포럼의 자이머들이 9월 20일 노들섬을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공원경영자임포럼의 자이머들이 9월 20일 노들섬을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공원경영자임포럼의 자이머들이 9월 20일 노들섬을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공원경영자임포럼의 자이머들이 9월 21일 저녁 마포 석유비축기지 내 비빌기지 부엌에 모여 포럼을 하고 있다.
▲ 공원경영자임포럼의 자이머들이 9월 21일 저녁 마포 석유비축기지 내 비빌기지 부엌에 모여 포럼을 하고 있다.
▲ 공원경영자임포럼의 자이머들이 9월 21일 저녁 마포 석유비축기지 내 비빌기지 부엌에 모여 포럼을 하고 있다.

“공원경영자임포럼은 공원경영이라는 새로운 임무를 스스로 맡은 사람들이 모여 공원과 도시를 이야기하며 각자의 현장에서의 경험을 연결짓는 오프라인 포럼이다.”

공원경영자임포럼을 말하자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여기서 ‘자임(自任)’이란 말 그대로 ‘공원경영’의 임무를 스스로 맡는다는 뜻으로, 공원경영자임포럼은 기존의 공원 구실과 한계를 뛰어넘어 공원경영자이머들이 서로 모여 공원과 도시를 이야기하고 각자 현장에서의 경험을 공유하고 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오프라인 포럼이다.

이런 비전을 가지고 올해 3월 30일과 4월 9일 두 차례의 준비 모임을 거쳐 시작한 공원경영자임포럼이 11월 10일, 녹색공유센터에서 12번째로 ‘마무리 포럼’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올 한 해의 포럼을 돌아보고, 새로운 한 해를 생각해보고 준비하는 시간을 보냈다. 1·2차 준비모임에서 상반기 다섯 차례의 포럼에 대한 상이 그려졌다면, 이그나이트 방식으로 진행된 7월 포럼 이후에는 새로 들어온 멤버와 함께 포럼의 구체적인 활동으로 결과물이 나타나게 됐다.

올해 마지막 포럼에 참석한 자이머들의 공통된 이야기는 ‘함께’와 ‘자임’으로 정리됐다. ‘공원’이라는 큰 매개체를 중심으로 그 안에 연계된 여러 이야기를 꺼내며 의문을 제기하고, 문제점을 공유하고, 풀이를 찾는 일련의 과정들을 거쳤다. 이런 방식을 통해 ‘자임’의 매력을 느끼고, 이 포럼이 지속 가능한 만남의 장이 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나눴다.

지난 1년간 포럼을 함께 한 이들은 ‘공원’을 큰 바탕으로 해 많은 각자의 주관적인 접근 방법에 대해 주제를 설정하고 함께 나누는 시간을 보냈다. 김똘빈씨는 ‘노들유령 이야기’, 오은비씨는 ‘팝업놀이터’, 황주상씨는 ‘경의선숲길지기’, 박진씨는 ‘꿀벌정원’, 김경현씨와 이민옥씨는 ‘서울숲’, 그린씨는 ‘놀이적 삶에 대하여’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2015년을 보내면서, 다가오는 2016년 시간 속에서 이 포럼은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까. 자이머들은 먼저 사회에 ‘이슈’를 제공하자고 입을 모았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이 사회가 ‘행복한 사회’가 되도록 만들어가는 시간으로 보내자고 했다. ‘이슈’에 끌려다니지 말고, ‘이슈’를 만들어 사회를 선도하자는 것이다.

그린씨는 “지역 주민과 공원과의 만남의 장을 만들자”라고 했다. 또 이민옥씨는 “공원경영은 이곳에 모인 우리만이 하는 게 아니기에, 실제 공원과 함께 생활하는 지역 주민이 공원경영에 관해 관심을 끌게 하자”고 말했다.

이강오 서울 어린이대공원장은 “공원을 정치와 결부시켜 가는 현상이 잦은데, 이를 막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고질병인 ‘빨리빨리’도 문제다. 외국에서는 공원 하나를 설계하는데 10년의 세월이 걸린다면, 우리나라는 자치장에 따라 정권에 따라 실적 쌓기에 급급해 1년 안에 끝내려고 한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공원을 조성해야 한다. 남이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닌 ‘자임’, 여기에는 그만큼의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다. 외국 공원의 사례를 탐방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규림씨는 “‘공원과 공터’·‘공원과 정치’·‘양재 시민의 숲’ 등을 이슈화해서 사회에 논의의 장을 만들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공원경영자임포럼은 서울의 대표적인 녹색 공간인 서울숲을 비롯, 늘장(경의선공원), 서울역 고가, 노들섬, 어린이대공원 등이 주요 이야깃거리가 되어 왔다. 경험을 나누고 새로운 변화와 대안을 만들어가며, 더 나아가서는 포럼을 통해 새로운 공원의 경영자를 발굴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가 됐다. 이제 올해 공유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공원과 공터’, ‘공원과 정치’, ‘양재시민의 숲’을 포럼의 큰 이슈로 부각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도 많은 자이머들이 공감했다.

한 해를 돌아보면 3월과 4월에는 ‘공원경영자임포럼’을 위한 1차·2차 준비 모임이 서울혁신파크 청년청 청년허브에서 있었다. 이 자리에서는 앞으로 열릴 포럼을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지, 포럼의 의제와 운영 방식, 기록의 축적과 과정의 공유 방식을 이야기했다.

첫 번째 공원경영자임포럼이 5월 8일 마포석유비축기지 내 비빌기지에서 열렸다. 첫 번째 포럼의 주제는 ‘공터와 공원’으로, 이 자리에서 자이머들은 공터가 공원으로 변화되는 과정에서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 나누는 자리였다.

5월 22일 열린 ‘WHO’S NEXT’라는 주제로 열린 두 번째 포럼은 현재 이후의 누가 공원경영을 자임하는 이들이 될지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어린이대공원 꿈마루 회의실에서 6월 5일 열린 세 번째 포럼은 공원에서 무엇을 하고 어떻게 존중받을지, 어린이대공원을 찾는 어린이는 무엇을 원하고, 공원이 어린이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 나누는 시간을 보냈다.

네 번째 포럼은 6월 18일, 서울숲 옆 디웰살롱 지하1층에서 ‘공원경영자를 자임하다’를 주제로 이야기를 했다. 다섯 번째 포럼은 ‘경의선숲길의 주인을 찾습니다’라는 주제로 7월 2일, 공덕역 늘장에서 현재 진행 중인 경의선숲길 조성의 진행사항과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의 관점에서 느낀 점들을 심도 있게 나눴다.

7월 18일 서울혁신파크 청년청에서 열린 여섯 번째 포럼은 ‘2700여개의 공원경영을 자임하다’로 20장의 슬라이드를 준비해 5분 안에 발표하는 이그나이트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발표는 이강오 어린이대공원장이 ‘도시공원 2700-청년을 위한 블루오션’을 시작으로 그린씨가 ‘놀이적 삶에 대하여’를, 오은비씨가 ‘Popup Playground &Park’를, 이민옥씨가 ‘서울숲…20150618’을, 김경현씨가 ‘서울숲’을, 박진씨가 ‘꿀벌정원’을 발표했다. 이어서 황주상씨가 ‘경의선숲길지기’를, 똘빈씨가 ‘노들유령’을, 정대헌 한국조경신문 대표가 ‘공원경영의시대-나는 무엇을 할까’에 대해 발표했다.

9월의 첫 날, 늦은 저녁 서울숲에서 열린 일곱 번째 포럼은 하반기에 열릴 앞으로의 포럼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보았고, 9월 중순 서울혁신파크 청년청에서 열린 여덟 번째 포럼은 ‘WHO MAKES PARKS?-나와 함께 할 사람을 찾습니다’라는 주제로 공원경영을 함께 자임할 새로운 사람들을 어떻게 끌어들일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홉 번째 포럼은 서울 한강대교 아래 노들섬을 걸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노들섬에서 자임해 놀며 활동하는 친구들인 노들유령이 주체가 돼 ‘노들섬에 유령이 있다’라는 주제로 열린 포럼은 노들섬에 접근하는 방법부터 시작해, 노들섬을 한 바퀴 돌면서 섬의 역사와 유래를 되새겨보고, 관에서 추진하는 노들섬의 개발 계획에 대한 생각, 노들유령의 입장에서 느끼는 꿈과 희망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10월 13일 서울혁신파크에서 열린 10번째 포럼은 ‘유휴공간에서 遊休하다’라는 주제였다. 서울혁신파크는 누구를 위한 공간이고, 무엇을 어떻게 남기고, 활동단체의 시각으로 본 서울혁신파크는 어떤 공간인지에 대해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다.

‘진정한 놀이는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11월 4일에 열린 11번째 포럼은 ‘놀이의 반란’을 주제로 삼았다. 진정한 놀이는 무엇인지, 주변 어린이들이 왜 놀지 못하는지, 무엇이 문제이고 해결방안은 없는지, 실제 놀이를 통해 느끼고, 느낀 점을 나누고, 해결 방안을 찾는 시간을 만들었다.

이렇게 한 해를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신근혜 서울그린트러스트 코디네이터는 “올해 처음 시작한 공원경영자임포럼이 내년에는 매 포럼마다 30~40명은 모여 생각을 공유하는 장이 마련됐으면 한다. 내년에도 현실에 맞닥뜨려진 이슈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가 이루어지는 장이 되면 좋겠다. 이를 위해 각각 삶의 현장에서의 통찰력을 가지면 좋겠다. 정기적인 포럼을 진행하고, 한두 차례의 심포지엄을 통해 더 깊이 있는 만남, 더 자유로운 만남이 되고 이와 함께 잦은 만남의 장이 되도록 하겠다”며 올 한해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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