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신현 씨토포스 소장


최신현 씨토포스 소장은 지난 10일 막을 내린 ‘2014 대한민국 조경문화박람회’ 조직위원장에서부터 ‘72시간 도시 생생 프로젝트’ 조직위원장, 서울시 공공조경가그룹 위원·건축위원회 심의위원, 한국조경사회 수석부회장 등 다양한 직함을 가지고 활동한다. 설계 작품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회사에서는 주로 큰 규모의 공모를 맡게 되는데, 그 가운데 지난 2010년 동탄2 신도시 워터프론트 설계공모에 당선된 작품은 현재 시공 중이다. 또한 개인 프로젝트로 ‘기독교 마을’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 “공원에 포함된 건축물은 조경가가 설계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하던 그가 조경가로서는 처음으로 복합건물 ‘파주 ㈜예건 신사옥 건축설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조경가가 그리는 복합건물은 어떤 모습인지 역삼동 사무실에서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조경건축가…제대로 된 조경, 건축과 함께 해야
고등학교 때 건축학과 진학을 준비했던 최신현 소장은 조경이 더 재미있고, 분야가 커 건축도 같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조경학과에 입학했다. 그 후 건축을 계속적으로 공부했으며, 설계를 할 때 조경시설물 같은 부분을 직접 디자인해 왔다. 건축에 대한 그의 열정은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건축대학원 면접을 보고 수업을 들었던 에피소드에서도 전해진다. 제대로 된 조경을 하려면 건축도 같이 해야 한다는 그의 명함에는 ‘조경건축가’라는 단어가 눈에 띈다. 이런 생각은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고, 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겪은 건축가들과의 협업을 통해서다. 당시 건축가들과 소통이 쉽지 않았다고 말하는 최신현 소장은 대부분 건축가들이 자신의 색깔만 나타내다 보니 ‘도시 정체성이 안 생기는 것 같더라’고 말한다. 도심 속 건축은 도시의 맥락을 먼저 따지고 난 다음, 거기서 주변 건축물들과 통일성 있으면서도 다양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도시가 굉장히 아름다울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특히 공원, 리조트 등 특수한 조건에서 건축가들도 주변 환경과 건축이 조화를 이룬다면 좋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사용자 배려한 ‘파주 예건 신사옥 건축설계’ 프로젝트
‘조경건축가’라는 단어를 계속 사용했지만, 실질적으로 건축을 디자인해달라는 사람은 없었다. 그동안 공원에 들어가는 건축이나 일반 프로젝트 건축물만 작업한 그에게 노영일 ㈜예건 대표가 조경건축가가 하는 건축은 어떠한지 외부에 발표하고 싶다며 흔쾌히 작품을 맡겼다. 서서울호수공원의 경우 비행기 소음을 역으로 활용한 ‘소리분수’ 등 재미있는 요소를 사용했다면,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직접 건물을 사용하는 사람들이다. 외부에서 ‘이 건축물 정말 멋있다’라는 말보다 근무하는 사람들이 ‘누가 설계했는지, 있어보니까 좋다’라고 하는 말을 듣고 싶었다고 최신현 소장은 강조한다. 그래서 예건 직원들과 회의하고 결과를 반영하는 과정을 거쳤다. 처음에 축구장이 나올 수 없는 옥상 디자인을 제시했지만, 직원들이 이를 요구하자 옥상을 슬래브 형태로 바꾼 것이 여기에 속한다. 자하하디드나 안도타다오 등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특색 있는 자신만의 디자인을 선보이는데, 고객의 입장에서 디자인하려면 형태도 바꿀 수 있어야 하고, 장소가 어디냐에 따라 재료도 다르게 쓸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는다.

제품 돋보이도록 조경의 절제미 선보여
건물은 사무동과 공장동으로 구성돼 있다. 사무동은 ▲지하 1층-주차장 ▲1층-푸르너스 카페, 쇼룸, 안내, 식당 ▲2층-영업, 기술 / 관리, 품질, 자재 ▲3층-대표이사, 대회의실 ▲하늘정원으로 구획됐고, 공장동에는 ▲지하 1층-주차장 ▲1층-생산본부 ▲2층-자재창고 ▲옥상이 있다. 어떻게 보면 이질감이 날 수 있는 직원 구성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서 두 건물이 조화되도록 외장 부분 등을 고려했다. 또한 두 공간을 연결하는 회랑 부분을 만들었으며, 중정 개념을 도입했다. 두 개 동이 하나의 틀로 해서 한강으로 갈 수 있는 축을 열어준 셈이다. 여기서 보는 한강 전망이 좋다고 최신현 대표는 덧붙였다. 그밖에도 두 빌딩에 의해 공기가 깔때기 모양으로 수렴해 풍속이 증가하는 ‘벤츄리 효과’를 고려해 두 건물의 공기가 같이 빠져나가서 회전되도록 했다.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예건 제품을 공간에 갖다 놨을 때 제품이 멋있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최대한 절제한 자연적인 조경 디자인이다. 하늘정원에는 사람들이 뽑아내는 것 중 하나인 크로바를 사용했다. 이곳은 제품 화보 촬영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1층에는 예건의 정원 제품들이 더 돋보일 수 있도록 깨진 돌을 배치하고, 풀만 심었다. 정원이 예쁘다면 그런 제품들이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전체적인 조경을 있는 듯 없는 듯, 야생 그대로 보일 수 있도록 절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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